40세 이후에는 매년 유방암 X선 검사를 받고, 초음파 검사를 병행해야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다. [중앙포토]
그렇다고 유방암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재발이 다른 암보다 늦은 만큼 ‘장기전’을 펴야 한다. 너무 늦게 발견되면(4기) 5년 생존율이 30.5%에 그친다. 유방암의 10%가량은 암의 진행속도와 재발이 빠른 ‘별종’이다.
◆치료의 기본은 수술=유방암 환자는 거의 100%가 수술을 받는다.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방사선·항암제·항(抗)호르몬제 치료는 일종의 보조요법이다. 수술은 전체 절제수술과 부분절제수술(유방보존수술)로 나뉜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외과 강성수 교수는 “환자의 상실감을 줄이기 위해 요즘은 가능한 한 유방보존수술을 하는 추세”이며 “암의 크기가 큰 경우 최근엔 항암제·항호르몬제를 투여해 크기를 줄인 뒤 유방보전수술을 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1996년 18.7%였던 유방보전수술 비율이 2006년엔 48.8%로 2.5배나 증가했다.
유방보전수술을 망설이게 하는 것은 ‘수술 후 남아 있는 유방 조직 때문에 암이 재발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술 당시 겨드랑이 림프절 침입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1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유방보전수술 환자의 재발률은 절제술과 같은 12%였다.
국립암센터 노정실 유방암 센터장은 “항암제 치료를 반드시 더 받아야 하는데 이를 거부하는 여성도 있어 안타깝다”며 “20, 30대 환자의 경우 항암제 치료 뒤 대부분이 생리를 재개한다”고 조언했다. 임신은 암이 완치됐다고 판단됐을 때 하는 것이 좋다.
◆사회적 유대가 중요=유방암 환자가 겪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건국대병원 외과 백남선 교수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대개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등 다섯 단계의 심리상태를 경험한다”며 “수용까지 가는 데 보통 진단 뒤 3개월가량 걸린다”고 임상경험을 들려 주었다. 수술 후 정기적인 추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일도 환자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다.
이런 스트레스를 줄이고 병마를 이겨내려는 의지를 높이는 데는 가족이나 주변의 힘이 절대적이다. 전국의 병원이나 지역별로 조직된 유방암 환자 자조모임(환우회)에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것은 큰 위안과 도움이 된다. 최근 한국유방암학회가 발표한 ‘환자를 위한 지침’에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친구를 만들라”는 항목이 포함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주치의와 친하게 지낸다=“주치의와 자주 상담하고 그의 권고를 100% 따르라”는 항목도 있다. 주치의의 권고를 모두 따르는 환자는 70%만 따르는 환자보다 결과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필요하면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청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재발에 관심을 갖되 지나친 두려움과 공포는 금물이다. 재발에 대한 불안감은 건강을 해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의 재발률은 20∼30%. 특히 수술 후 2∼3년 내에 재발 위험이 높다. 재발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강동성심병원 외과 박찬흔 교수는 “수술 후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며 “수술 전 병기가 높았거나 치밀 유방, 젊은 여성일수록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