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쓰레기 문전수거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주민들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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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구시북구복현2동 한우연립주택에 사는 주부 김유선(金有仙.60)씨는 요즘 쓰레기때문에 신경과민에 걸릴 정도다.
연립주택단지 한 가운데 있는 金씨 집앞에 50여가구 동네사람들이 갖다놓은 쓰레기가 매일 산더미처럼 쌓이기 때문이다.
출입구에서 불과 2가량 떨어진 곳에 쌓인 쓰레기에 파리가 들끓고 고양이.개등이 쓰레기 봉투를 뜯어놓는 바람에 악취가 진동,찜통더위에도 창문을 열지 못한다.
金씨는 『한동안은 동네사람들과 매일 다퉜지만 이제는 싸우는 것도 지쳤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처럼 金씨가 고통받고 있는 것은 주민들이 쓰레기 문전수거 방식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오후9시부터 오전1시사이에 쓰레기봉지에 담은 쓰레기를 자기집앞에 내놓으면 새벽에 쓰레기차가수거해 가도록 되어 있지만 쓰레기차가 지나간후 봉지를 다른 집앞에 슬그머니 갖다놓는 얌체시민들이 많은 것.
이같은 현상은 쓰레기 문전수거제가 실시된 올해초부터 대구시내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피해주민들은 대개 골목 입구나 동네 공터 근처에 있는 집.사람들은 『수거에 편리하다』며 자꾸 골목입구나 공터에 쓰레기를 쌓아놓는다.
그렇지만 『악취가 풍기고 더러운 물이 흐르는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자기집에서 먼 곳에 갖다놓으려는 속셈』이라는 것이 피해주민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대구시북구복현동 12통장 장재일(張在逸.41.상업)씨는 『반상회등을 통해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이 없다』며 『쓰레기 때문에주민들간 반목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이재훈(李在焄)청소과장은 『남의 집앞에 쓰레기를 내놔도 규격봉지에만 담으면 이를 처벌할 규정이 없다』며『동사무소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계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주민들은 『주민들의 양식을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면 처벌규정을 강화해서라도 시민들이 엉뚱한 피해를 보는 일이없도록 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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