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kg 어린이 매일 한 통씩 ‘멜라민 과자’먹으면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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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해태제과의 ‘미사랑 코코넛’에서 멜라민이 추가로 검출되면서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분유에서 시작된 멜라민 파동은 과자·커피 크림 등 유가공 제품에 이어 콩으로 만든 분리대두단백 제품에까지 확산됐다. 식약청은 126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4개 제품에서 멜라민이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검사가 끝나지 않은 302개 품목에서도 멜라민이 추가로 검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청 손문기 식품관리과장은 “앞으로 5∼10개 제품에서 멜라민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식약청 본청과 지방청 검사인력뿐 아니라 16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까지 동원해 다음 주 안에 검사를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멜라민은 사람에게 얼마나 해로울까. 멜라민은 식품에 첨가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어 대부분 국가에서는 위해(危害) 기준이 없다. 유럽식품안전청(EFS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농약이나 독성물질 등 유해물질과 관련된 사고에 대비해 흰쥐 실험을 통해 기준치를 마련해 놓고 있을 뿐이다. 검사가 끝난 제품 중 멜라민 함유량이 가장 높은 것은 271.4ppm이 검출된 해태제과의 ‘미사랑 코코넛’이다. 이는 제품 1㎏에 271.4㎎의 멜라민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나머지 제품에서는 1.5~155.3ppm이 검출됐다.

FDA 기준에 따르면 체중 20㎏인 어린이가 매일 먹어서 해로운 멜라민의 양은 12.6㎎이다. ‘미사랑 코코넛’을 매일 한 통(44g)씩 평생 먹어야 위험하다. 이 과자를 몇 번 먹었다고 해서 우려할 필요는 없다.

문제가 된 중국 싼루사(社)의 분유는 멜라민의 농도가 ‘미사랑 코코넛’의 10배에 해당하는 2650ppm이었다. 이는 분유 1㎏당 멜라민이 2650㎎이 들어 있다는 의미다. 6개월 된 젖먹이의 체중을 8㎏이라고 할 때 이 아기가 매일 먹어서 위험한 멜라민의 양은 5.04㎎이다. 아기가 오염된 분유를 하루 120g씩 먹을 경우 우유와 함께 섭취한 멜라민의 양은 318㎎으로 기준치의 63배나 된다. 유가공 제품이 함유된 다른 식품에 비해 중국에서 분유를 먹은 아이들의 피해가 큰 이유다.

커피 크림의 경우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더 적다. 커피 크림 속의 멜라민 농도는 1.5ppm이므로 크림 1㎏ 안에 1.5㎎이 들어 있다.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크림이 한 티스푼에 해당하는 5g이라면 한 잔에 들어가는 멜라민은 0.0075㎎이다. 몸무게 60㎏인 성인이 매일 먹어서 위험한 양은 37.8㎎이다. 커피 크림만으로 이에 해당하는 멜라민을 섭취하려면 하루에 5000잔(EU 기준 4000잔)을 마셔야 한다.

식약청이 추가로 검사 중인 식품 중에는 빵의 재료로 사용되는 냉동생지(반죽), 우유가 함유된 초콜릿, 유가공 물질인 카제인이 함유된 훈제오리, 조미 오징어채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의 멜라민 함유량은 어느 공장에서 어느 시기에 만들어진 유가공 제품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다를 것으로 식약청은 보고 있다. ‘미사랑 카스타드’ 제품도 제조일자에 따라 멜라민 농도가 5.9~155.3ppm으로 차이가 있다. 멜라민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주재료가 아닌 양념의 일부나 부재료로 사용됐을 경우 유해성은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있다.

국립독성과학원 위해관리기술연구과 이효민 과장은 “해당 제품을 조리한 뒤 섭취하기 직전에 평가해야 정확하게 유해성을 알 수 있다”며 “어떤 제품과 함께 섭취하는지, 어떤 조리 과정을 거치는지에 따라 해로운 정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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