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대野黨 돈없어 거리 나앉을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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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만 최대 야당인 민진당(民進黨)이 창당 10주년(9월28일)을 앞두고 경축행사 준비는커녕 거리로 쫓겨날 판이다.당사(黨舍)의 월세 내기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타이베이(臺北)시 민성둥루(民生東路)에 위치한 당사의 월세는1백60만 대만위안(약4천8백만원).
그러나 당의 통장에 들어있는 현금은 고작 10만위안(약3백만원)에 불과하고 집 주인은 『월세를 못 내겠으면 건물을 비워달라』고 연일 재촉하는 실정이다.
빚이라도 얻어 해결해야 하지만 지난 3월 대선 참패이후 누적된 부채가 이미 1억위안(약30억원)에 이르러 빚 갚기도 쉽지않다. 게다가 중앙당 사무처 직원의 월급이 매월 3백50만위안(약1억원)이나 되고 태풍피해 이재민 위로금등 일반경비 지출 문제도 겹쳐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쉬신량(許信良)총재는 자신을 비롯,당 고위층 11명에 대한 임금동결등 1차 해결책을 마련했다.이어 부친에게 8백평의 부동산을 은행에 저당잡힐 수 있도록 민진당에 빌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2개년 모금계획도 세우고 1백만위안(약3천만원) 이상의기부금을 모금한 당원은 공개 표창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許총재는 지난달 리덩후이(李登輝) 총통과 비밀회담을 갖고 「정당 보조제도」 설치를 건의한데 이어 타이쑤(臺塑)그룹의 왕원양(王文洋)등 27명의 재계인사를 당 고문으로 위촉하는등 백방으로 활로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타이쑤그룹은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난항을 겪고 있고 李총통과 비밀회담에 대해서는 당내 반대파들이 『국민당(國民黨)에 돈을 구걸하고 있다』고 성토,민진당의 재정 주름살은 쉽게 펴지지 않을 전망이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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