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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 악재 속 호주 맥쿼리 "위기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발 금융쇼크로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Investment Bank)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린 가운데 미국식 모델과 차별성을 두며 악재 속에서 살아남은 일부 투자은행의 사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미국 IB가 실패한 결정적 이유는 위기관리 능력의 부재였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 을 추구하며 비우량자산에 투자했던 월가 IB들에 비해 호주 최대 투자 은행 맥쿼리는 몰락한 IB들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맥쿼리는 지역사회 주요 시설(SOC)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운용하면서 교통·도로·공항·설비 등에 있어 각 세계 정부기관과 협력관계를 유지한다.

존 워커 맥쿼리한국그룹 회장

맥쿼리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맥쿼리그룹은 호주 맥쿼리은행의 지주회사로서 호주건전성감독청(Australian 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의 규제 하에 있으며 충분한 자금과 건실한 자본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설명에 따르면 올해 3월 31일 이후 맥쿼리그룹은 다양한 재원으로부터 64억 호주달러의 중장기자금조달을 했으며 3월 31일~7월 31일 사이 맥쿼리은행의 수신고는 38억 호주달러에서 170억 호주달러로 증가했다. 6월 30일 현재 200억 호주달러가 넘는 유동자산을 가지고 있는 등 충분한 자금력과 자본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동자산 규모는 1년 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최근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인해 맥쿼리그룹 회사들에 대한 S&P의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또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맥쿼리는 전했다. 지난 17일 S&P가 맥쿼리 그룹회사에 대한 등급을 재확인한 결과 맥쿼리 은행은 ‘A(장기)’와 ‘A-1(단기)’ 신용등급을 받았으며 무디스가 운영하는 경제전문 웹사이트 '무디스 인베스터 서비스' 역시 18일 맥쿼리그룹(주)와 맥쿼리 인터내셔널 파이낸스에 대한 신용등급을 A2/Prime-1, ‘안정적’ 전망으로 확인했다. 맥쿼리은행의 수신·채무 등급은 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됐으나 ‘A1/Prime-1(최고 등급)’으로 재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디스투자서비스(Moody's Investors Services)부사장 패트릭 윈스버리는 "맥쿼리의 경우 몰락한 미국 금융회사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위기상황에서의 어려움 관리 능력이 우수해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맥쿼리가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호주 자본 특유의 구조도 한몫을 했다. 호주준비은행(Reserve Bank of Austrailia) 글렌 스티븐스 총재는 17일 "호주 은행들의 지급 능력에 대해 일체 의심이 없었다"며 "호주 은행 특유의 건전성이 최근 악재 위기 속에 견고함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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