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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로기쁨찾자>本社 수해복구 자원봉사 결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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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찜통더위 속에서 기꺼이 비지땀을 흘리던 자원봉사자들의 행렬은우리사회가 선진국 못지않게 성숙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했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30일부터 12일까지 한국민간자원구조단과 공동으로 펼친 수해복구 자원봉사는 우리사회의 「온기」를 확인시켜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또 학생생활기록부 반영에 따른 일부 부작용이나 사회복지기관등의 수용자세가 아직 미숙한 것등 일부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도 자원봉사가 탄탄히 뿌리내리고 있음을 생생히 보여주었다.
중앙일보가 경기도 문산.연천에 설치한 「수해복구 종합자원봉사센터」에는 고사리손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무려 4천5백명이 몰려들었다.
지난달 30일 자원봉사자들을 수송하기 위해 2대로 시작된 셔틀버스는 4대로 늘어났고 8일부터 운행된 문산행 무료「자원봉사열차」는 2량에서 5량으로 늘었다.
철도청은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의 규모를 보고 당일 아침 특별칸을 추가로 마련하느라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서울역앞 광장에 모두 5백60명이 나온 10일에는 봉사자들이 점심용으로 김밥을 사느라 이 일대의 김밥이 동이 나는 소동까지 빚어 졌다.
또 문산.연천의 주민들과 읍사무소등은 중앙일보 자원봉사센터의체계적인 봉사교육을 받은 봉사자들을 서로 끌어가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기간중 참여한 봉사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그룹은 중.고교생들로 모두 4천여명이었고,가까운 친구나 동아리별로 나온 대학생들도 3백여명에 달했다.어머니의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생도 무려 1백여명에 달했다.
8일 경기도남양주시진접면에서 초등학교 2년생 딸을 데리고 문산 복구현장에 간 姜정숙(38)씨는 읍사무소에서 방독면등을 꺼내 물로 씻으며 『이것보다 산 교육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문산 수해복구현장에서 6일부터 나흘간 활동한 朴봉환(47.
공무원)씨는 『중학생인 아들의 봉사점수를 따주기 위해 며칠동안망설이던 끝에 나왔다가 생각지도 못한 보람에 휴가기간 모두를 이곳에서 보냈다』고 말했다.
朴씨는 『자원봉사가 점수를 따기 위해서나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사흘간 봉사활동을 펼친 용산고 교사등은 조장을 맡아 중학생등을 이끌고 다니기도 했다.
봉사자들은 집에서 도시락과 옷가지를 챙겨 갖고와 흙탕물로 뒤범벅이 된 현장에서 물건꺼내기.가재도구 씻기.오물청소등 궂은 일들을 도맡았다.
이같은 봉사자들의 헌신에 감동해 지역주민들은 봉사 마지막 날인 12일 자장면을 시켜주거나 떡을 해주며 감사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봉사기간중 서울중구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은 자원봉사자들을 위해쌀 1가마분의 주먹밥을 해와 봉사자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하며 노고를 격려하기도 했다.
한편 지역주민을 상대로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송파구청은 2백여명의 봉사자들을 보내 활동을 펼치게 했다.송파구 자원봉사센터 박혜리 부장은 『봉사의 열기가 여름 땡볕보다 더 뜨거워 뭉클한 감명을 받았다』며 『이번 봉사는 잊 지못할 기억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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