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열업종 대출 회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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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가 투자과열 양상을 보이는 산업에 대해 기존 대출의 회수를 포함한 강력한 대출규제책을 발동했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가시화된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중국 총리도 "경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엄격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재차 천명했다.

인민일보는 1일 중국 은행감독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상업은행들에 보낸 통지문에서 철강.알루미늄.시멘트.부동산.자동차 등 과열업종을 맹목적인 투자가 벌어지는 산업으로 지목해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타당한 방법으로 회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과열 억제를 위해 신규 대출 중단은 물론 기존 대출 회수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것이다. 통지문은 또 은행들에 부실채권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는 등 적정 자본비율을 유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중국 은감위는 석유.전력 등 에너지사업과 운수.교통.상수도 등 공공사업에 대해서는 대출의 우선순위를 두라고 밝혔다.

중국 금융당국의 이 같은 강력한 대출 규제 지시는 중국의 1분기 고정자산과 부동산 투자가 각각 43%와 41.1%씩 급증한 데다 인플레율이 3%에 육박하자 투자 과열을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溫총리도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회견에서 "원자재가격 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적.법적.행정적으로 필요한 과열 억제책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과열 억제책은) 중국 경제가 안정적이고 빠른 발전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5월 중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중국 경제의 경착륙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는 중국 경제가 올해도 10% 가까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일 포스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견고한 회복세에 오르는 등 세계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질 경우 중국 정부가 보다 강력한 억제책에 나서면서 내년부터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는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효식 기자, 외신종합

중국 은행감독위 7대 조치

- 과열 업종 대출 중단 및 회수
- 대출 자격 분류, 불량 자산 통제
- 대출 많은 기업 위험 관리 강화
- 대손충당금 및 자본 충족 비율 준수
- 은행 중대 위반 보고체계 마련
- 은행 내부 관리.통제 강화
- 은행 대출 리스크 책임제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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