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등 정규직 상반기 48명채용-금호그룹,부부사원制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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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금호그룹이 올해부터 국내 대기업중 처음으로 임직원 부인을 사무직등 사원으로 채용하는 제도를 신설한뒤 채용규모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
또 그동안 금녀(禁女)직종이었던 조종사및 정비.운전직종에도 여성을 새로 뽑는등 여성인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박성용(朴晟容)명예회장의 특별지시에 따른 것으로 소득 1만달러 시대를 맞아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확산시키는 하나의 모델이 될 전망이다.
8일 금호그룹에 따르면 금호는 올해부터 전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컴퓨터통신망등을 통해 자격제한 없이 신청을 받은뒤 올 상반기중 48명의 직원 부인을 새로 채용했다.이들 남편은 차.과장급이 많으나 이사.평사원도 있는등 폭이 넓다.금호는사무.생산.전문.단순기능직등 전분야에 걸쳐 희망직종을 선택해 신청토록 하고 있다.지금까지 포항제철등이 직원부인들을 공장견학안내를 맡는 파트타임에 채용하고 중견.중소기업들이 생산직 사원으로 채용한 바 있다.그러나 여러 직종에 걸쳐 체계적인 부인채용제도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라고 금호측은 설명했다.
금호는 특히 앞으로 이같은 부부사원을 더욱 늘리기로 하고 이를 위해 최근 「그룹여성가족사원 위원회」(위원장 劉石鐘금호건설부회장)를 발족시켰다.
금호그룹은 『자칫 사장되기 쉬운 직원부인의 능력을 개발.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소비수준 향상에 맞춰 가계에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라며 『특히 부부가 같은 직장에 근무하며 애사심을 키우도록 하자는 뜻도 있다』고 밝혔다.
금호는 또 올들어 여성조종사 2명,정비사 5명,공항내 승객수송용 램프버스기사 2명등을 여성으로 새로 채용했다.
금호는 앞으로 전 직종에서 남녀간 차별을 없애는 직종파괴에 나설 방침이다.금호는 이와관련,맞벌이부부가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사내어린이집」도 아시아나항공등 계열사별로 만들었거나 만들 계획이다.
금호는 이와함께 재직중인 여사원이 결혼후에도 계속 근무할 것을 적극 권장하는 내용으로 관련제도를 최근 보완했으며,지난해말국내기업중 최초로 「직장내 성희롱방지지침」을 마련,시행에 나서는등 「성차별 없는 회사」라는 목표도 세우고 있 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남편 한 사람의 수입만으로는 가계 유지가 어려워 선진국과 같은 부부맞벌이가 불가피해진다』며 『가계를 안정시키고 부인들에게도 자아실현의 기회를 주는 방법이 시급히 모색돼야한다 』고 말했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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