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생들 “학자금 대출 좀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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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위기의 불똥이 미국 대학 캠퍼스로 옮겨 붙었다. 금융기관들의 돈줄이 마르면서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이 어렵게 된 것이다.

올 들어 와코비아은행 등 70여 개 금융기관이 학비 융자 업무를 중단했다고 AP·CNN 등이 20일 보도했다. 이번에 파산한 리먼브러더스는 수년 전 ‘캠퍼스 도어’라는 학자금 대출 전문업체를 세웠다가 최근 문을 닫았다.

이 같은 현상은 우선 각 금융기관들의 자금 사정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야기된 신용불안으로 자금줄이 마르면서 돈을 빌려줄 여력이 없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학자금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연방 금리를 계속 낮춰 수익률이 떨어진 탓도 적지 않다.

학자금 대출 기관이 줄어들자 학생들은 자구책 마련에 전전긍긍이다. CNN은 “충분한 학자금 융자를 받은 못한 학생의 경우 아예 학비가 싼 주립대로 옮기는 사례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융자가 갑자기 끊긴 학생들은 이자율이 높고 더 불리한 조건의 학자금을 빌리거나 아예 휴학하고 있다.

미국에선 대학생들이 부모 도움을 받기보다 학비를 대출받는 경우가 더 많다. 전체 학생의 3분의 2가 학자금 융자를 받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70% 이상이 정부로부터 돈을 빌리지만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학비를 융자받는 비율도 상당하다. 지난해에는 600억 달러의 연방자금이 학자금으로 나갔으며 민간에서는 170억 달러가 사용됐다. 그럼에도 올가을 학기를 앞두고 4만여 가구가 학자금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CBS방송이 보도했다.

학자금 기근이 심해지자 미 의회는 특별대책 마련에 나섰다. 상원은 17일 학자금 지원 확대 법안을 통과시켰다. 학자금 대출기관의 불건전한 채무를 미 교육부에서 떠안는 것을 허용하는 법이다. 그래야 이들 기관이 학생들에게 계속 학비를 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대출 상한도 크게 올랐다. 현재 이 법안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앞둔 상태다. 공화·민주당 모두 별 어려움 없이 통과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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