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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족용 "굿바이 마이 프렌드" 눈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되면서 극장가의 흥행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지난주 개봉된 『인디펜던스 데이』는 서울 14개 개봉관에서 이틀만에 8만5천4백명을 동원,2주전 『더 록』이 세운 신기록6만5천명을 훨씬 앞질렀다.거대한 우주선을 흥행의 척후병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트위스터』『 더 록』으로 이어진 할리우드 흥행대작들의 여름전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전망.그러나 『인디펜던스 데이』를 마지막으로 줄줄이 쏟아지던 흥행대작들의 행렬은 끝을 맺게 됐다.앞으로도 몇편의 할리우드 오락물들이 개봉 대기중이지만 흥행의 판 도를 바꿔 놓을만한 질좋은 대작은 없다.
이런 기류를 타고 이번 주부터 8월말까지는 작품성은 높지만 흥행 공룡들의 위세를 피해 개봉 대기중이던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된다.3일 호암아트홀에서 개봉된 『굿바이 마이 프렌드』(원제:The Cure)가 그 대표적인 작품.수혈과정에 서 에이즈에걸린 11세 소년과 친구의 눈물겨운 우정을 그린 이 영화는 할리우드 액션의 소음을 피해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감동의 드라마다.특히 불치병 환자를 소재로 한 영화가 흔히 취하는 구성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섬세 한 세부 묘사와 정직한 연출로 미소와 눈물을 동시에 자아내는 연출력은 『삼류 속의 일류를 끄집어냈다』는 평을 받을 만하다.또 두 아역배우 브래드 렌프로와 조지프 마젤로의 연기도 일품이다.고집스러우면서도 쓸쓸한 분위기와 진폭이 큰 감 성 때문에 제2의 리버 피닉스로 불리는 브래드 렌프로는 죽어가는 친구를 보살피는 에릭역을 맡아 13세 소년 같지 않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에이즈환자 덱스터역을 맡은 조지프 마젤로는 실제 나이가 11세로 다섯살 때부터 해리슨 포드 의 『의혹』『주라기 공원』『섀도 랜드』등의 영화에 출연한 노장(?)으로 이 영화에서도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표정연기를 무리없이 해낸다.
95년 미국에서 개봉돼 호평받았던 이 영화는 특히 그해 7월일본에서 개봉됐을 때 『다이하드 3』등 여름 흥행대작들 사이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끌어 개봉 3주만에 36억원의 수입을 올려화제를 모았다.이번 주 국내 개봉도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흥행대작들과 함께 경쟁하는 시점이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미 무어가 96억원의 출연료를 받고 스트립 댄서역을 맡은『스트립티즈』는 제작단계부터 화제가 무성했지만 흥행 결과는 기대에 못미친 작품.데미 무어가 부랑아 같은 전남편에게 빼앗긴 딸을 찾기 위해 스트립 댄서로 일하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다양한장르적 기법을 섞어 이끌어가지만 전체적으로 혼란스러운 점이 흠.데미 무어의 스트립 댄서 연기를 감상하는데서 의의를 찾아야 할 영화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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