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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러""크라임 인 오페라"등 한여름에 듣는 납량 클래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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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밤에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도시를 탈출해 휴양지에서 열리는 야외음악 행사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집에서 편안한옷차림에 음반으로 납량 클래식을 듣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다.
여름철에 듣는 음악하면 우선 거슈윈의 『포기와 베스』중 「서머타임」이 떠오른다.또 여름과 관련된 클래식으로는 본 윌리엄스의 『교향곡 제1번 「바다」』,멘델스존의 서곡 『고요한 바다와행복한 항해』,비발디의 『사계』중 「여름」을 들 수 있다.『포기와 베스』는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필의 녹음(EMI)도좋지만 LP시대의 명연 뉴욕팝스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스키치 헨더슨이 지휘하는 RCA빅터 오케스트라 미국적 해석도 추천할 만하다. 『고요한 바다와 행복한 항해』는 클라우스 페터 플로어 지휘의 밤베르크심포니오케스트라의 녹음(RCA)으로 나와 있다.
시원한 바닷가 풍경을 커버사진으로 곁들인 『진주조개잡이』(텔덱)에는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중 테너와 바리톤이 부르는 2중창 「이 성스런 사원에서」,로시니의 『세빌랴의 이발사』중 「방금 들린 그대 음성」,도니제티의 『람메르무 어의 루치아』중 「내 조상의 무덤」등 17곡의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들이수록돼 있다.
연미복 차림의 연주자가 연주하는 클래식 대신 다소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복장을 연상시키는 재즈풍의 클래식을 듣는 것은 이열치열의 한 방법.
서울음반에서 나온 『재즈로 듣는 클래식(Urban Classic)』시리즈엔 피아노.베이스.드럼으로 구성된 토마스 하딘 트리오가 연주하는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드뷔시의 『아라베스크』,모차르트의 『교향곡 제40번 g단조』등이 수록 돼 있다.
에토레 스트라타가 지휘하는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심포닉 보사노바』(텔덱)는 작열하는 태양과 시원한 바다등 리우데자네이루 해변에서 느낄 수 있는 남국의 정열을 관현악 편곡으로 걸러낸 것.
이 음반에는 건조한 음색의 비브라폰과 색소폰.트럼펫.기타 연주를 곁들인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명곡 『원 노트 삼바』『웨이브』등이 실려 있다.보사노바는 60년대부터 재즈의 영향을 받아 변형된 브라질 삼바의 일종.
클래식에도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납량물이 있다.에릭 쿤젤 지휘의 신시내티 팝스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칠러』(텔락)앨범에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팬텀 오브 오페라』 서곡,무소르크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생 상스의 『죽음의 무도』,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겁벌』중 「대혼란」,구노의『마리오네트의 장송행진곡』,버나드 허만의 『사이코』중 하이라이트등이 실려 있다.텔락이 자랑하는 뛰어난 음향효과로 상상을 초월하는 공포의 전율을 느낄 수 있다 .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영화화한 공포영화 『메리 에일리』(소니 클래시컬)와 『지킬과 하이드』(BMG)의 사운드트랙 앨범도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페라에는 사랑의 테마만 흐르는게 아니다.한편에는 무서운 음모가 진행되면서 결국 살인.고문.자살로 이어진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펠레아스와 멜리장드』『오셀로』『나비부인』『카르멘』등 유명 오페라 살인.자살 장면에서 나오는 아리아와 끔찍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오케스트라의 표효가 담긴 『크라임인 오페라』(BMG)도 납량클래식으로는 안성맞춤 이다.
이장직 음악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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