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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창신고 창학 1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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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919년 3·1운동 때 마산지역 독립운동의 거점 역할을 했던 마산 창신 중·고등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창신중·고교는 구한말 순종 때인 1908년 9월 15일 호주 선교부에서 파견된 아담슨(한국명 손안로) 선교사와 마산지역 기독교인들이 마산포 교회(상남동)에 세운 초등과정이 모태다. 초등과정으로 문을 연 창신학교는 11년 3월 21명의 첫 졸업생을 내고, 이듬해 4월 고등 보통학교과정(3년제)을 개교한다.

개교 당시 교사들은 한글과 한국사 위주의 민족교육을 펼쳤고 당시로는 희귀했던 축구·야구 같은 구기 운동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15년 고등 보통과정 1회 졸업생을 배출, 기반을 다지기 시작하다 3·1운동 때 교사와 학생들이 항일 투쟁에 나서면서 일제의 탄압을 받게 된다. 3·1운동 이틀 뒤인 3월 3일 마산지역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은 창신학교가 주도했다. 그 후에도 신사참배 강요나 성경교육 금지 등에 저항하다 5회 졸업생을 내고 1930년 문을 닫았다. 초등과정도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다 신입생 모집 중지를 받고 어려움을 겪다 39년 7월 문을 닫게 된다.

광복과 함께 창신학교 재건 움직임이 일기 시작해 경남노회 기독교교육학원 이사회가 48년 9월 초급 및 중학과정을 설립하고 51년 창신농업고등학교를 개교한다. 60년 인문계 창신고로 바뀌었다가 5·16 후 공업화 물결에 따라 68년 공고로 전환한다. 83년 9월 다시 인문계로 바뀌었고 90년 회원동을 떠나 봉암동 새 교사로 옮기면서 명문고를 향한 재단의 지원이 본격화된다. 이은상 시인 등 지금까지 배출된 동문은 5만여 명.

배영헌 교장은 “100년 전 민족개화와 기독교 정신 보급이라는 설립 이념을 이어받아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마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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