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시조 백일장 4월] 장원 김동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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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원도 화천실업고등학교에서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 김동호(46)씨는 중앙시조백일장 '무대'가 낯설지 않다. 김씨는 이미 여러 차례 월 시조백일장에 입선해 연말 장원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작품 '봄산'이 4월 장원에 뽑혔다"는 소식을 전하자 김씨는 "이번까지 모두 일곱번쯤 월 백일장에 입선했다"고 말했다. "소감이 남다르시겠다"고 묻자 "기쁘다. 산이 좋아서 산에서 생활하다 보면 심마니도 아니면서 산삼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겠나. 그런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꿋꿋한 시조 사랑, 잇따른 등단 실패에 대한 아쉬움, 나름대로 체득한 시작(詩作) 철학 등이 묻어나는 대답이다.

김씨는 "시조가 좋아 늘 시조 주변을 기웃대면서 좋은 작품들을 많이 읽고 간혹 시상이 떠오르면 시조를 쓰기 시작한 게 20년 전쯤"이라고 밝혔다. 대학 졸업을 전후한 무렵 이것저것 힘든 상황에서 시조를 써서 월간 '샘터'지에 투고해 게재된 게 시조 창작에 나선 직접적인 계기다.

"'모든 자유의 기본은 구속'이라는 말이 있듯이 시조의 매력은 정형시의 구속 속에 느껴지는 어떤 풀어짐인 것 같다"는 김씨는 "심마니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내 심마니와 인연이 없다고 해도 김씨는 정년 퇴임 즈음엔 시조집 한권을 낼 생각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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