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시조 백일장 4월] 차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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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제는 돌아갈까 뒤를 힐끗 돌아보면
지나온 발자국이 얼룩으로 찍혀 있다
언제나 힘겨울 적에 빠지고 싶은 갓길 있다

비릿한 바람내가 가풀막길 점령한다
바삭하게 마른 덤불 그곳에도 싹은 날까
두렁을 가로질러서 달리고픈 충동 인다

철 지난 수첩 속에 빛바랜 이름들을
하나씩 지울 때마다 밀려오는 갈등 있다
겨울을 등 뒤에 업고 비켜 앉은 산모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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