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이 '제2의 아시아 금융위기'가능성을 경고했다. 각국이 은행 개혁을 미루고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시장을 조작한다는 전제를 달아서다.
ADB는 최근 '2004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아시아 지역의 외환보유액이 1997년 말 4970억달러에서 6년 만에 1조3000억달러로 급증했다"며 "외환보유액 확대는 당초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었으나 최근 2~3년새 투기적인 요소를 띠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각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아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흐름이 순식간에 뒤바뀔 경우 아시아 지역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국 정부의 과도한 외환시장 개입 정책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다 보면 각국의 통화.대출 정책에 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이양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