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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올림픽 문화축전 화려하게 수놓을 무용단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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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애틀랜타 올림픽 문화축전을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수놓을 분야는 인간의 신체로 최고의 미를 만들어내는 무용이다.지난 10일부터 시작해 8월초까지 애틀랜타 시내 전역에서 계속되는 무용공연에는 발레에서부터 현대무용.전통무용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장르가 포함돼있다.이 가운데 현대무용이 질과 양적인 면에서 단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발레작품도 일부 선보이지만 『백조의 호수』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같은 러시아 정통 고전발레는 하나도 없고 모두 현대 창작발레로 꾸며 져있다.
현대무용 중에서는 미국적 감수성을 보여주면서 세계적인 명성을얻고있는 미국 무용단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미국문화는 곧 저질문화라고 잘못 알고있는 사람들에게 이번 올림픽 문화축전을 통해제대로된 미국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야심을 펼쳐보이고 있는것이다. 17일부터 20일까지 애틀랜타 시민회관에서 열리는 「현대무용의 고전」 앨빈 앨리 아메리칸 댄스 시어터의 공연은 이런 의도를 가장 잘 엿볼수 있었던 공연이다.
미국 현대무용의 개념을 바꾸어놓은 사람으로 일컬어지는 흑인 안무가 앨빈 앨리가 지난 58년 창단한 이 무용단은 미국만의 독특한 흑인문화를 처음으로 춤에 담아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번 문화축전에서는 『폭로』등 세편의 작품을 선보였다.미국 현대무용사의 최고 명작으로 꼽히는 『폭로』는 앨리가 60년 안무한 작품으로 흑인 정신을 종교와 연관시켜 표현한 작품.
빠뜨릴수 없는 또 하나의 미국 현대무용단으로는 올해로 창단 25주년을 맞는 필로볼러스 댄스 시어터가 있다.24일과 25일이틀동안 마틴 루터 킹 기념교회에서 공연을 갖는 이 무용단은 지난 91년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고,다음달 부 산에서 열리는댄스 페스티벌에도 초청돼 우리에게 비교적 친숙한 편이다.거의 아무것도 입지않은 전라(全裸)의 무용수들이 서로 얽혀 몸을 꼬아 마치 곡예를 보는듯 과격하면서도 관능적인 춤으로 유명하다.
미국 무용단은 아니지만 22일부터 24일까지 애틀랜타 시민회관에서 열리는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의 공연은 이번 문화축전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59년 창단된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안무가로 손꼽히는 지리 킬리안이 75년부터 예술감독을 맡아 이끌고 있다.한 무용단 안에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세팀으로 구성돼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젊은 무용가들로 구성된 제2팀이 한차례 공연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는 메인팀인 제1팀이 참가해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일본 전설을 바탕으로 만든 전작 발레 『가구야시메』를 선보인다.독일에서 활동하는 일본의 현대음악 작곡가 마키 이시의 곡에서영감을 얻어 킬리안이 안무한 이 작품은 2막짜리 발레.서양과 일본의 타악기가 엮어내는 강렬한 음악 속에 내레이터가 줄거리를말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또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던 애틀랜타발레단 공연도 상상을 초월하는 전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전발레와 현대발레 모두 능숙하게 표현해내는 무용단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번에는 『타임 피스』『노란 꼬리를 가진 개』등 새롭게 안무한창작발레 네편을 선보인다.
외국무용단으로는 이미 공연을 마친 독일의 그레고 제이퍼트 무용단을 비롯해 영국의 피닉스 댄스 컴퍼니와 일본의 카라스 무용단,태국의 태국 왕립 발레단등 각국의 무용단 공연을 통해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게 된다.
애틀랜타=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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