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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웰빙] 우리 귀염둥이, 구충제 한 알 먹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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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은 점점 더 따스해지지만 병치레하는 애완동물은 되레 늘고 있다. 바깥 활동이 잦아지는 데다 기온마저 오르락 내리락 하는 환절기이기 때문이다. 동물병원 전문의들을 통해 애완동물들의 '건강한 봄철 나기' 조언을 들어봤다.

정리=표재용.김필규 기자

*** 개

◆ 활기찬 봄을 나게 하려면=일단 먹이량부터 줄이자. 겨울철에 먹이던 양보다 20% 정도 줄여라. 봄철은 털갈이하는 시기. 자주 빗질을 해주고 목욕도 시켜주는 게 좋다. 벼룩 같은 기생충 감염이나 피부병을 없애는 등 위생을 위해서다. 목욕은 통상 1~2주에 한번 정도면 괜찮다. 목욕을 시킨 뒤엔 반드시 물기를 말려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기에 걸린다.

봄엔 이런 병이 잘 걸린다=봄철엔 설사.소화불량 등 소화기 질환이 크게 늘어난다.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막 먹으려 드는 데다 산책 등을 할 때 땅에 떨어져 있는 상한 음식 찌꺼기 등을 먹기 때문.

이 중 전염성이 강한 파보장염이나 디스템퍼(홍역) 등은 봄에 나도는 '위중한'전염병으로 꼽힌다. 치사율도 80~90%에 달한다.

특히 홍역은 초기에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바람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두 병 모두 예방 접종으로 사전에 병을 막는 게 최선이다. 홍역은 생후 50일 이내 시작해 20일 간격으로 네 차례 기본 접종을 한 뒤 해마다 1회씩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흔한 질병이 또 하나 있다. 기생충 감염이다. 모기 등에 물려 전염되거나 혹은 다른 개들과 접촉해 옮는다. 가장 치명적인 기생충은 심장사상충. 밖에서 기르는 개 10마리 중 서너마리는 이 기생충에 감염됐을 정도로 흔하다. 심장.폐 등에 기생해 피를 먹고 사는 심상사상충을 그대로 방치하면 생명까지 위험하다.

기생충 역시 예방이 최선이다. 요즘부터 10월 정도까지는 한달에 한번 정도 구충제를 먹이는 것이 좋다.

단, 개들에게 구충제를 먹일 때엔 수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이럴 경우엔 아플 가능성이 크다=아픈 개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식욕 부진이나 가쁜 숨을 쉬는지 여부다. 기침이나 콧물, 많이 낀 눈꼽 등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집안에서 키워 사람과 교감이 많은 개들은 몸이 아프면 주인에게 호소한다. 주로 ▶주인 무릎에 와서 물끄러미 쳐다보거나▶눈물을 글썽이거나▶밥을 잘 안 먹거나▶운동량이 눈에 띄게 주는 식이다.

▶도움말=서울 논현 충현동물종합병원 강종일 원장(한국동물병원협의회 회장).서울 당산 우리동물종합병원 김배리 원장

*** 새

봄철이 오면 앵무새.카나리아 등 애완조류들에겐 수인성 질병이 흔하게 찾아온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물과 먹이가 세균 등으로 오염될 확률이 높아져서다. 아픈 새들은 움직임이 둔해지고 먹이를 잘 안 먹는다. 또 깃털을 둥글게 부풀리는 모양을 하는 경우도 많다. 털을 부풀리는 이유는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본능적인 동작.

다만 집에서 기르는 새들은 '조류 독감'같은 전염병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새들도 기침한다=새들 역시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린다. 오염된 먹이나 세균이 묻은 깃털.먼지 등이 코를 통해 들어가기 때문. 호흡기 질환에 걸린 새들은 입을 벌리고 숨을 쉬거나 거친 숨소리를 낸다. 호흡기 질환을 막으려면 먹는 물 말고도 새들이 깃털이나 얼굴을 닦을 수 있는'목욕물'을 새장 바닥에 놔주는 게 좋다. 물론 2~3일에 한번 정도는 갈아줘야 한다. 먹다 남은 사료 찌꺼기나 먼지와 털을 제때 치워줘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앵무새의 경우 사람도 걸리는 앵무병에 걸리기 쉽다. 호흡기 질환인 이 병은 사람과 접촉이 많아지면서 더욱 잘 걸린다. 따라서 귀엽다고 뽀뽀를 하거나 손으로 자주 주물럭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설사병도 조심=설사 등 소화기장애도 흔하다. 주로 오염된 사료나 물을 먹어 생기는 세균성 질환이다. 따라서 기온이 높아지는 요즘엔 물을 매일 갈아주는 것이 좋다. 특히 야채를 먹는 카나리아나 핀치(pinch)류 등 작은 관상조들은 선충 같은 기생충에 감염되기 쉽다. 이들 새에겐 굳이 야채류를 안 줘도 된다. 감염이 의심되는 새들은 동물병원에서 파는 구충제를 사다 먹이면 된다.

평소 소화기 질환을 막으려면 꾸준히 변을 살펴봐야 한다. 변이 묽은지,색깔이 평소와 달라졌는지 등이 체크 포인트. 소화 기능을 좋게 하려면 쌀알 크기의 모래를 삶거나 프라이 팬에 볶는 등 '멸균 처리'를 한 뒤 넣어주면 좋다.

▶도움말=김옥상 Mr.KOS조류질병연구센터 소장(041-741-0844)

*** 고양이

▶ 생후 1개월 된 아기 화이트 페르시안 고양이. [캣플라워(www.catflower.com)제공]

고양이는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그래서 겨울엔 대부분 방안에서 웅크리고 지낸다. 그런 그들도 날씨가 풀리는 봄이 오면 활동량이 늘어나고 활발해진다.

하지만 바로 요즘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성 전염병 또는 기생충 감염 등에 걸리기 쉬운 계절이기도 하다.

고양이는 털을 먹어 탈이 난다=요즘은 고양이들의 털갈이 철. 대다수 고양이는 개보다 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카펫이나 바닥에 몸을 문지르며 혀로 털을 핥아먹는 습성이 있다.

이 때문에 위나 장으로 들어간 털이 소화되지 않아 탈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범은 바로 털뭉치(헤어 볼)다. 먹은 털이 마치 실타래처럼 뱃 속에서 단단하게 엉켜버리는 것이다. 고양이 10마리 중 적어도 다섯마리 정도는 이런 털뭉치가 배 속에 생긴다고 한다.

헤어 볼이 커지면 일단 소화기능이 떨어진다. 심하면 장을 막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평소 빗질로 제때 털을 없애주는 것이 좋다. 먹는 털 뭉침 예방약도 나와 있다.

광견병도 예방 필요=봄철엔 또 기생충을 비롯해 범 백혈구 감소증, 백혈병 바이러스 등 각종 전염병이 도는 시기다. 물론 미리 예방 접종을 하면 괜찮다.

특히 고양이는 온혈동물이므로 광견병에 노출되기 쉽다. 일년에 한번꼴로 예방 주사를 맞히는 게 좋은데 요즘처럼 바깥 활동이 잦은 때가 적절하다.

봄철에는 또 기생충이 기승을 부린다. 벼룩.진드기 같은 외부 기생충은 물론 몸속의 기생충을 막기 위해선 미리미리 구충약을 챙겨야 한다.

이럴 땐 아플 가능성이 크다=고양이는 강아지와는 달리 아파도 증상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단 밥을 잘 먹는지, 몸에 기운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지 수시로 체크하는 게 좋다.

또 개에 비해 훨씬 높은 에너지와 함께 타우린이나 티아민.필수지방산.나이아신.비타민 A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영양소가 부족하면 자칫 심각한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동물성 원료가 충분히 들어있는 고양이 전용사료를 주는 게 좋다.

▶도움말=수원 하이펫 동물종합병원 김영철 원장

*** 파충류

뱀.이구아나.악어 등 파충류들은 일교차가 심한 요즘이 취약한 시기다.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달라지는 변온동물이기 때문. 따뜻한 봄이 왔다고 방심했다가 잦은 체온 변화로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겨 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물론 일정한 온도.습도가 항상 유지되는 우리(테라리움)에서 키운다면 큰 문제는 없다.

겨울잠 깨어나 잘 먹는지 살펴라=겨울잠이 덜 깬 듯 굼뜬 경우 '히팅 록(Heating rock)' 또는 전열기구 등을 이용해 일광욕을 시켜주는 게 좋다. 또 거의 먹지 않거나 입맛이 떨어진 듯하면 문제가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럴 땐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단, 뱀 같은 경우 움직임이 활발해져 자칫 우리의 잠금 장치가 허술하면'탈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문 단속을 잘해야 한다.

일광욕 잘못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잘 먹는 일과 함께 따스한 햇살이 최고의'보약'이다. '대사성 골질병'에 잘 걸리는 이구아나만 해도 비타민 D3를 보충해 주고 적절한 일광욕을 시켜줘야 건강해진다. 그러나 잘못된 일광욕은 되레 화를 부른다. 테라리움을 통째로 땡볕에 놔두는 바람에 화상을 입는 일도 종종 빚어진다. 약간 그늘진 곳에 두고 목욕물도 적당히 넣어줘야 한다.

거북이는 눈병 조심, 악어는 감기 조심=거북이는 겨울철 영양 결핍, 특히 비타민 A 부족과 찬물에서 지내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눈이 퉁퉁 붓는 경우가 많다. 물을 자주 갈아줘야 한다.

악어는 특히 감기 증상 등 세균성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린다. 횡격막이 없어 가래 등이 그대로 기관지 등으로 유입되는 신체 구조 탓이다. 따라서 코 주변이 뽀얗거나 숨소리가 거칠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몸이 차면 위험하다=파충류는 몸이 아플 땐 체온이 더 떨어진다. 그래서 아픈 파충류는 만지면 더 차게 느껴진다. 따라서 평소에 잦은 '스킨십'으로 몸 상태를 살피는 게 바람직하다.

▶도움말=경기도 산본 스누피동물병원 조연숙 원장(건국대 특수 및 야생동물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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