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후지와라 도쿄大 경제학부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도쿄(東京)대 경제학부의 후지와라 마사히로(藤原正寬.49)교수는 『21세기의 한국경제는 경제성장기를 끝낸 일본처럼 구조개혁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한국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아직은 성장기에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고 분석했다. -버블 붕괴후 일본 경제시스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가.
『변화의 폭이 문제겠지만 아무튼 여러가지 면에서 변화의 조짐은 분명히 보인다.제조업의 상당부분이 엔고를 피해 외국으로 나가는 바람에 생긴 산업의 공동화현상,일본식 고용시스템으로 알려진 종신고용제와 연공서열제의 변화,금융구조의 변화등 은 현재 진행중인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제관료들은 버블 이후의 경제구조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관료들이 경제구조를 바꾸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꺼리고 있다.경제구조를 바꾸려면 무엇보다도 권한을 가진 관료들이 스스로 규제완화를통해 기득권을 버려야하는데 쉽지않은 것같다.관료■ 변하길 기다리기보다 정부와 관료를 감시하는 기능이 우선 강화돼야할 것같다.』 -요즘 한국에는 금후의 경기에 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미국과 일본엔 큰 경제전환기때 늘 경제구조에 관한이론논쟁이 많았는데.
『한국이 불경기 여부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경제발전 단계가 다르기 때문이다.이를테면 한국은 경기가 위축됐다 하더라도 여전히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경제구조까지 바꿔야할 필요성을 못느낄 것이다.이에비해 경제규모가삐 큰 미국과일본은 불황의 타격이 훨씬 크고 깊어 경제구조에 대한 논쟁을 하지않을 수 없다.』 -이제 일본경제는 버블을 극복했다고 볼 수 있는가.
『버블을 극복했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다.실물경기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버블을 극복했다고 말하기 힘들다.주택전문금융회사(住專)문제에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쪽으로 해결방안을 마련했지만,그 규 모는 전체부실채권의 3분의1 또는 4분의1밖에 감당하지 못한다.남아있는부실채권 문제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진 시간이 한참 더 걸릴 것이다.』 ◇후지와라 마사히로 교수 약력 ▶1947년생▶1969년도쿄대 졸업▶1974년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박사▶현재 도쿄대경제학부 교수▶저서:『경제시스템의 비교제도분석』(96년.도쿄대출판회)등 다수 도쿄=김국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