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용천역 폭발 참사] 3일 만에 구출된 학생 "배 고파요"

중앙일보

입력

용천역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6일이 지난 27일. 조선신보 기자가 현지 르포를 인터넷에 올렸다.

◆ 반경 500m는 완전한 폐허=폭발 사고는 용천역사에서 약 100m 떨어진 인입선에서 발생했다. 27일 현재 154명의 사망자와 1350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부상자 중에는 유리조각에 의한 부상이 많다고 한다. 또한 1850가구의 살림집이 완전히 파괴됐다. 6200가구의 살림집에서 유리창이 깨지거나 지붕이 없어졌다.

인입선 철길의 바로 옆에 있는 소학교와 농업전문학교, 식료공장 등의 공공시설 12동이 피해를 보았다. 이 중 10개동은 완전 보수가 필요하다. 소학교는 4층짜리 건물이다. 4층 부분은 완전히 파괴됐다. 76명의 희생자는 주로 이곳에서 공부하던 어린 학생들이었다. 아래층도 폭풍으로 유리창이 깨지고 지금은 건물 형체만 남아 있다.

현장의 반경 500m의 범위에 있었던 건물은 거의 다 파괴됐다. 용천역과 역전거리의 아파트를 비롯한 건물들도 폭풍과 진동으로 유리창이 거의 다 깨졌다. 사고 발생 직후 군에서는 2차 사고에 대비해 주민들을 즉시 대피시켰다.

◆ 사고 발생 4일째에 한 학생 구출=파괴된 용천소학교, 학생들의 수업은 다른 곳에서 재개됐다. 폭발 현장에서 500m 벗어난 구역으로 대피한 이재민들의 생활을 안착시키는 대책들이 강구되고 있다.

용천군 인민위원회 김경일 사무장은 "소학교 학생들은 현재 중학교에서 중학생들과 교대로 수업을 받고 있다"며 "식량 문제는 전국 각지에서 보내오는 구원 물자와 함께 국제적인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틀 전에는 구조 작업이 진행되는 소학교의 기와 조각과 자갈 밑에서 한 학생이 구출됐다는 소식도 날아왔다. 학생은 입을 열자마자 구출 작업을 벌이던 어른들을 향해 "배가 고파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용천군에는 사고 이튿날부터 인근지역에서 식량을 비롯한 지원 물자들이 들어왔다. 이어 국가 차원의 지원 물자도 도착했다. 기자들이 현장을 찾은 날도 인민보안성에서 마련한 지원 물자를 실은 10여대의 화물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중국에서 보내온 천막과 솜, 시멘트를 비롯한 건설 자재들도 전달됐다.

살림집이 파괴된 주민 일부는 야외에서 천막을 치고 숙식한다. 거의 대부분 피해를 덜 받은 주민들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식량은 제때 공급되고 있다. 김경일 사무장은 "현재 가장 부족한 것은 건설 자재다. 의약품과 식량품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지원을 많이 받고 있으니 괜찮다"고 말했다.
용천=조선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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