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비싼 약 처방 자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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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의원들이 고가(高價)약 처방을 억제하겠다고 결의했다. 정부나 시민단체 등은 그동안 고가약 처방을 줄여달라고 수차례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은 또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제픽스를 비롯해 12개 제약사 16개 품목의 국제 판매가격을 공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들이 가격을 내리도록 압박하기로 했다.

고가약이란 동일한 성분이나 함량의 약 중에서 가장 비싼 제품을 말한다. 주로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 해당된다. 지난해 동네 의원 외래환자에게 처방된 총 약품비에서 고가약이 절반(50.3%)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연간 7000억원이 더 든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종근)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협의회는 고가약 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이 일을 전담하도록 했다. 이 협의회는 2만1000여곳의 동네 의원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우선 전국을 돌며 회원들에게는 "환자가 줄더라도 치료 효과가 차이가 없다면 중저가 약으로 처방을 바꿔달라"고, 국민에게는 "비싸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라고 설득할 방침이다.

의사들이 나선 이유는 고가약을 줄여 건보 재정을 절감해 환자의 보험 혜택을 늘리자는 것이다. 2000년 7월 의약분업 후 의사들이 약을 취급할 수 없게 돼 마진이 없어지면서 고가약으로 처방을 바꾼 데 대한 반성의 의미도 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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