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혹 끊이지 않는 옐친-러시아 대통령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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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3일 사저(私邸)가 있는 모스크바시 중심가 트베르스카야-얌스카야 거리가 아닌 바르비하 지역에서 투표해 그의 건강에 대한 각종 루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옐친을비롯한 러시아 지도층은 전통적으로 모스크바시 중 심지에서 많은언론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해왔는데 이번엔 극히 일부 인원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르비하에서 투표했기 때문이다.
정치분석가들은 옐친이 일시적으로 건강을 회복해 이번 선거에서승리한다 해도 앞으로 국정을 정상적으로 이끌기엔 어려울 것으로보고 앞으로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이 우려하는 이유는 옐친을 제외하고는 개혁파를 이끌만한 지도자가 없는데다 대통령 유고시 3개월동안 임시로 국정을 이끌체르노미르딘 총리가 현재의 권력구도상 권력기반이 약해 국정을 장악할 수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또 이 경 우 최근 안보에 관한 전권을 이양해줄 것을 요구하는등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있는 레베드가 어떻게 나올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선 현재 투표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1차선거 때와 비교해 투표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데다 레베드가 안보에 관련된 전권을 요구한 것과 거의 동시에 크렘린 내부의 권력투쟁설이 나돌아 민심이 매우 흉흉하다.일각에선 이미 회복불능상태에 빠진 옐친이 권한의 일부를 레베드 등에게 이양하기 시작한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러시아의 정국은 이번 선거에서 옐친이 승리한다 해도 선거후 그의 유고상황을 대비한 새로운 권력투쟁 상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김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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