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티지불 눈덩이 작년20억弗 순손실-무역外적자 왜커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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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제수지를 따질때 무역외수지는 들여다 보지도 않았다.반도체 같은 첨단기술 제품들이 뭉칫돈을 벌어들이는 판에 『그까짓 무역외수지 쯤이야』하는 분위기였다.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급기야 올해 연간 무역외수지 적자가 지난해의 두배 가까이 불어나게 생겼다.
무역수지 적자가 40억달러에 머무른 반면 무역외수지 적자는 70억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여행수지 적자만 심각한게 아니다.기술도입료(로열티)지급이 불어나고 해외투자 수익부진도 걱정거리다.
로열티의 경우 지난해 20억8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우리가 다른 나라에 23억8천만달러를 지급한 반면 수입로열티는 3억달러에 그쳤다.꼭 필요한 기술뿐만 아니라 넥타이.와이셔츠.신발에 이르기까지 별의별 해외브랜드를 빌려다 쓴 결 과다.상품 대부분을 국내에서 만들었지만 단지 해외유명 브랜드를 붙였다는 이유로 매출액의 일정지분을 로열티로 물고있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4월까지 이미 9억6천만달러의 로열티 적자를 기록했으니 연간으론 적어도 28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로열티 수입은 1~4월중 지난해 9천만달러에서 6천만달러로 줄어들었다.
해외 광고.선전비 지급액도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지난해우리는 해외 광고선전비로 3억1천만달러를 쓴 반면 수입은 9천만달러에 그쳐 여기서도 2억2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로열티와 해외 광고.선전비는 기업의 투자성 지출이다.해외 영업망을 늘리고 수출하려면 어느 정도 지출은 불가피하다.하지만 이제 우리도 독자브랜드 개발에 힘을 쏟아 한국상품의 이미지를 높이고 개발도상국에 빌려줘 로열티를 받도록 해야한 다.
70,80년대 경상수지 개선에 효자노릇을 했던 해외건설 수입또한 서서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흑자폭이 94년 5억7천만달러에서 지난해 3억2천만달러로 줄어들었다.올해는 거의 제자리 걸음이다. 무역외수지는 88년만 해도 12억7천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다.그런데 지난해에는 36억4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무역외수지 적자는 규모도 걱정이지만 우리 경제 구조상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으며 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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