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소도시 지역화폐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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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즘 미국의 중소도시에서는 그 지역안에서만 통용되는 「지역화폐」가 인기다.미국의 법정화폐는 물론 달러화지만 약30개 중소도시들이 달러외에 고유의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물론 법적으로 허용돼 있다.다만 연방정부가 정한 규정(▶크기가 달러화보다 작아야 하고▶최소단위가 1달러 이상이어야 하며▶지역화폐를 거래수단으로 해 올리는 수입도 과세대상으로 삼는다)만 지키면 된다.
지역화폐의 효시는 뉴욕주 북부에 있는 인구 3만명의 소도시 이타카의 「이타카 아워(사진)」다.
이타카시는 지난 91년 이 지역의 부(富)가 다른 지방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달러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고유의화폐를 처음 만들었다.1이타카 아워는 이 지역 근로자들의 평균시간급인 10달러에 해당하는 가치를 갖고 있다.
이타카 아워는 0.125아워에서 2아워까지 모두 5종이다.
이타카시에서는 은행이나 전국적 체인망을 갖춘 슈퍼마켓등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곳에서 이 화폐가 통용된다.물론 법정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상점주인이 안받아도 그만이지만 다수의 시민들이 이 화폐의 도입취지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많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텍사스주 오스틴,매사추세츠주 파이어니어밸리등 현재 약30개 도시가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이밖에 47개주 6백여개 도시들도 지역화폐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미국에 단일통화제도가 시행된지 1백33년, 현재의 연방은행권이 도입된지 82년만에 다시 고개를 든 지역화폐가 앞으로 얼마나 확산될지 주목된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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