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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논조>중국,홍콩 억압할땐 혼란 초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될 시점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베이징(北京)의 공산주의자들은 97년6월30일을 기대하며 개선가를 부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오만은 떨쳐버려야 한다.중국이 홍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룩한 6백만 홍콩거주민뿐 아니라 중국 전체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대(對)서방관계의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국도자들이 홍콩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홍콩의 현행제도를 50년간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우선 표현의 자유부터가 억압될 가능성이 크다.
홍콩사회의 불만이 표출되면 중국지도자들은 그들이 아는 유일한방법으로 대처할 것이다.그것은 억압이고,억압은 바로 홍콩사회에심각한 혼란상태를 가져올 것이다.
홍콩인들에게 진정 필요한 계속적 성장과 번영은 억압적 정치 아래서는 이뤄질 수 없다.
싱가포르는 권위주의정치와 부패하지 않은 경제가 조화된 예다.
그러나 홍콩에서의 정치탄압은 싱가포르의 사회통제보다 훨씬 큰혼란을 가져올 것이다.중국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심각한 경제적 타격이 닥칠 것이며 홍콩 전문인력의 대량이민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억압이 아주 조심스럽게 가해진다 하더라도 싱가포르와 같은통치기술을 발휘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싱가포르와 달리 중국지도자들은 서방의 법제도와 경제를 접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중국이 규제와 간섭을 펼치면 홍콩의 법제도는 신뢰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사회는 부패하게 될 것이다.
홍콩은 중국의 자금줄이 돼 왔기 때문에 그 여파는 중국 본토에까지 미칠 것이다.
그러나 베이징의 지도자들은 이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경제적 부담을 지던 간에 정치적 관용은 커다란 부담이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억압의 대가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치러야 한다.
중국지도자들의 가장 큰 임무는 경제발전에 정치제도를 적응시키는 것이다.
베이징의 완고한 보수주의자들은 천안문사태후 정치체제가 시대의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증대된 부는 표현의 자유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연방체제다.몇몇 중국지도자들은 자유롭고 지방분권적인 정치체제의 시험대로서 홍콩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또 하나 중국이 유념해야 할 홍콩의 외교적 가치는 중국 민족주의자들이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는 대만통일과 관계가 있다.
홍콩에 적용될 「한 나라 두 체제」 정책은 대만을 염두에 둔것인데 만일 중국이 홍콩에 관해 내건 약속들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대만과의 평화통일은 사라지고 무력통일만 가능하게 될 것이다. 서방과 아시아의 국가들이 중국의 국제적 야심에 대해 갖고 있는 경계심은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일 중국이 홍콩을 억압하지 않는다면 그같은 경계심은 사라질것이다. 중국지도자들이 이같은 사실들을 직시한다면 홍콩과 중국모두에 희망적일 것이다.
[정리=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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