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러버메이드社 해외시장 공략 성공 의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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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30년간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려 왔으나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러버메이드가 이번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이 회사 볼프강 슈미트회장이 지난해 18%의 해외부문 매출비중을 2000년까지 30%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최근 발표 한 뒤 떠도는의문이다.
미국 최대 플라스틱용품 메이커인 이 회사의 해외를 향한 발걸음은 무척 분주하다.내수가 성숙기에 접어든데 따른 부득이한 선택이기도 하다.
지난해 프랑스.폴란드의 관련기업을 인수했고 일본에선 합작계약을 했다.홍콩에 아.태지역 영업본부까지 신설했다.지난 4월에는청바지로 유명한 VF사에서 국제영업통으로 이름을 날렸던 리빗 애런스를 해외영업총책으로 영입했다.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많다.
유럽 매장들은 이미 현지 브랜드가 자리잡았고 미국내 경쟁업체터퍼웨어도 매출의 85%가 해외에서 이뤄질 정도로 한발 앞서 국제적 지명도를 쌓았다.
사실 러버메이드는 가정.사무실용 플라스틱 제품을 앞세워 일찍이 1965년 유럽공략에 나섰다.그 뒤 여러차례 유럽에 파상공세를 폈지만 이렇다할 열매는 거두지 못했다.
우선 미국내 생산책임자들이 너무 보수적이었다.제품의 색상부터구조에 이르기까지 너무 미국적인 것을 고집해 유럽인 정서에 맞지 않았다.가령 미국인은 푸른색 제품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남부유럽인들은 붉은색 계통을 선호한다는 점을 간과 했다.휴지통만 해도 유럽에선 덮개있는 것이 잘 팔린다.90년 네덜란드 화학업체 DSM(커버의 모기업)과의 합작사업도 기대만큼 재미를 보지못했다. 이렇게 해외에서 헛발질만 하던 러버메이드가 이제 다시유럽 공략에 나선 것이다.프랑스와 폴란드 현지공장에서 유럽인 구미에 맞는 완구류를 생산키로 하는등 이전의 실패를 교훈삼고 있다. 하지만 떠오르는 아시아시장을 유럽보다 더 중시해야 하지않느냐는 지적도 있다.경쟁사 터퍼웨어는 얼마전 인도에서 식기.
장난감등을 취급하는 현지지사 설치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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