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노르웨이 브룬틀란트 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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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구촌의 숨은 중재자로 이름을 떨쳐온 노르웨이의 그로 하를렘브룬틀란트(57.사진)총리가 차기 유엔 사무총장후보로 강력하게부각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현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총장의 연임과 경질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유럽국가들이 현재 이러한 갈등을 해소할 제3의 인물로 브룬틀란트총리를 거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4년 유엔 환경위원회 의장을 시작으로 유엔과 인연을 맺은 브룬틀란트총리는 93년 끝없는 대립을 계속하던 이스라엘과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간의 평화협정을 이끌어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이를 계기로 최초의 여성 유엔 사무 총장후보로 일찌감치 거명됐다.
내과의사 출신인 브룬틀란트총리는 일찍부터 환경운동과 여권운동에 앞장서 74년 당시 집권당이던 노동당의 발탁으로 환경장관에임명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이후 각종 참신한 정책과 뛰어난 협상력으로 당내 입지를 넓혀 81년 노르웨이 최초 의 여성총리가됐고 현재까지 네차례나 총리직을 맡아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알려지게 됐다.
강인한 성격의 그녀는 여권신장에 특별한 관심을 쏟아 86년 두번째 총리가 됐을땐 18명의 각료중 8명을 여성으로 임명,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군주제인 노르웨이에서 공주도 왕위를 계승할수 있도록 하는 등 여권신장을 위한 각종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권운동이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지론 아래 가정에도 충실해 네자녀를 모두 모유로 키웠고 손수 물걸레질을 할 정도로 살림살이도 꼼꼼히 챙기는 자상한 어머니다. 브룬틀란트총리는 또한 보수주의 정치칼럼니스트인 남편 아르네 올라브 브룬틀란트와의 부부관계가 좋아 「좌우동거」 부부로도 유명하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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