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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이혼율 47%' 발표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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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4월 20일자 중앙일보 8면에 실린 '2쌍 중 1쌍 이혼은 잘못, 이혼율 9.3% 수준'을 읽고 통계청 혼인.이혼통계 담당자로서 기고한다. 이 기사는 법원행정처가 지난 1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부부 열한쌍 중 한쌍이 이혼(9.3%)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이혼 통계와 관련해 크게 두가지 방식을 사용해 왔다고 하면서, 한가지 방법의 사례로 2002년도 이혼율 47.4%의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여기서 분명히 밝히지만 특정 연도에 이뤄진 혼인 건수와 이혼 건수를 기준으로 산정한 결과(47.4%)를 '이혼율'이라고 표현한 것은 모 대학의 연구보고서이지 보건복지부에서 공식적으로 작성한 이혼 통계가 아니다. 물론 통계청도 이 방식으로 이혼율을 작성하지는 않는다. 이 방식으로 이혼율을 작성할 경우 한 해 동안 혼인한 사람 가운데 이혼한 사람의 비율로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년 혼인.이혼통계 결과 보도자료를 낼 때 유의사항으로 넣고 있다. 그리고 통계청이 작성하는 이혼 통계에 '이혼율'이라는 용어는 없다. 작성 방법과 기준에 따라 조(粗)이혼율, 남녀 연령별 이혼율, 남녀 일반이혼율 등을 발표한다. 통계청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혼인.이혼신고서 내용은 호적정보시스템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법원행정처에서 활용하는 것과 똑같다.

황희봉.통계청 인구분석과 혼인이혼통계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