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장 초월한 20년 우정-백건우씨 부부.오승윤화백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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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예향(藝鄕)광주에 유일하게 남은 초가집 한 채(광주시지산동275).83년 타계한 한국 양화사(洋畵史)의 고봉 오지호(吳之湖)선생이 30년간 살았던 집이며 이젠 둘째 아들 오승윤(吳承潤.57)화백이 대를 이어 살고 있는 곳.8일 ■ 후 조용하던이곳에 파리에서 온 지우(知友)들이 들이닥쳤다.백건우(白建宇.
50).윤정희(尹靜姬.52)씨 부부.이들은 9일 연주회를 위해광주에 도착하자마자 吳씨집으로 발길을 돌렸던 것.
깊은 포옹.굳게 잡은 손과 서로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서 전류처럼 흐르는 우정과 신뢰를 엿볼 수 있었다.
故오지호 화백이 자식같이 여겼던 白씨부부(尹씨는 광주출신으로吳화백을 아버지처럼 따랐다)와 오승윤 화백이 파리와 광주를 오가며 우정을 쌓아온 지도 어느덧 20성상.이젠 장르와 관계없이서로의 예술세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동료이자 비평가다.이미 어둠이 세상을 삼켜버린 무등산 자락에서 吳-白씨 부부는 모처럼 서로의 예술세계.문화예술의 미래.자녀 예술교육.장래 계획 등을털어놓았다.정상의 예술가들이 뿜어내는 정담의 향기가 짙은 밤이었다.
광주=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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