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용천역 폭발 참사] "의료진·병원선 파견도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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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이동식 야전병동에 병원선까지 준비했는데…."

폭발 사고가 발생한 북한 용천 현지에 의료진 100여명과 장비를 보내기로 한 '범보건의료계 용천 의료지원단'이 26일 의료진 파견을 거절하는 북한의 입장을 전해듣고 허탈감에 빠졌다.

의사협회.병원협회.한의사협회.치과의사협회.약사회.간호협회 등 6개 보건의료 단체와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이사장 권이혁)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단은 용천역 폭발 사고 다음날인 23일부터 구호 활동을 추진해 왔다. 지원단은 세차례의 모임 끝에 의료진 100여명과 100만달러 규모의 의약품 및 의료 장비를 용천 현지에 파견하기로 26일 결의했다.

현지 파견 인력은 외과.정형외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응급의학과.성형외과.신경외과 등 의사 40여명과 간호사 40여명, 약사 8명, 행정 지원 인력 등 110여명으로 조직할 예정이다. 국공립 병원에 소속된 의료진을 주축으로 자원봉사를 원하는 개원의들도 참여시킬 예정이다.

의료지원단은 현지 의료시설이 열악한 점을 감안해 전시(戰時)의 야전 이동병원 체제를 가동하기로 하고 중환자 수술용 병동 2개, 일반 병동 6개 동을 확보했다.

또 전라남도가 보유하고 있는 170t급 등 병원선 두 척을 보내기 위해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의료지원단은 또 화상 환자 치료에 필요한 드레싱 세트.수액제.영양제.연고.붕대와 골절 환자를 위한 견인 부목. 인공호흡기.항생제.진통제 등을 갖고 가기 위해 물량을 확보해 놓고 있다.

의료지원단의 실무를 맡고 있는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의 김해룡(의사)팀장은 "대형 폭발 사고로 전문 의료진과 장비가 많이 필요할 텐데 거절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화상.골절 등 응급환자가 많은 데다 2차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의약품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게 의료단체의 판단이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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