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업관리 잘못으로 상표분쟁 급증-제소도 많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상표권과 관련된 분쟁이 계속 늘고 있다.
6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91년 4백21건이던 상표권 관련 분쟁은 93년 6백95건,지난해에는 8백36건으로 늘었다.올들어서도 지난 3월까지 2백7건이나 발생했다.

<그림 참조> 「상표도 재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새로운 상품을 의욕적으로 내놓고도 「남의 상표」를 썼다며 제소당하는 일이 잦다.
특히 국내 업체간의 다툼으로 끝나지 않고 외국업체와 분쟁이 빚어지는 경우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방 소주업체인 보해양조는 94년 신제품 씨티(CITY)소주를 내놓으며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신청했으나 곧바로 ㈜진로로부터상표권을 침해당했다며 제소당했다.보해의 상표등록 출원에 앞서 진로가 「CITY」와 비슷한 이름인 「C.T.」 라는 상표를 93년에 이미 등록해 놓았기 때문.
지난해 10월 서울지방법원은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없다』며보해측 손을 들어주었으나 진로는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아마존강 유역에서 자생하는 차(茶)나무 이름인 타히보(TAHIBO)는 대문교역에서 92년 등록해 놓은 상표.웅진인삼 등 몇몇 업체가 94년 일본으로부터 이 제품을 수입하려하자 대문교역은 이들 업체에 대해 상표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서울지법은 그러나 『등록된 상표라도 보통명사는 개인이 독점할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웅진과 일본의 수출선인 재팬 타히보 등은특허청에 이 상표의 등록무효심판까지 청구해 지난해 8월 무효심판을 끌어냈다.
개그맨 주병진씨가 만드는 속옷 「제임스 딘」상표도 영화배우 제임스 딘의 성명권을 관리하는 미국업체로부터 지난해 제소당했다.상표등록을 무효화해야 하며 부정경쟁방지법도 위반했다고 해 현재 특허청과 법원에서 각각 1심 소송이 진행중이다 .
상표관리를 제대로 못해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많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수출업계의 자기상표 수출비중이 4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이같은 상표분쟁에 휘말릴 경우 자칫 기업 경영에도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특허청의 김중효(金重孝)상표1과장은 『코카콜라의 상표 가치가3백59억달러로 평가되는 등 상표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도 기업전략 차원에서 상표관리에 보다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규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