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Earth Save Us] ‘그린’ 전당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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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엔 5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대회장인 덴버의 펩시센터에선 많은 양의 쓰레기가 나오고 있다. 대회 준비위원회는 그걸 분류하고 재활용하기 위해 900여 명의‘환경팀(Green Team)’을 가동하고 있다. 이들은 폐기용과 재활용으로 분류된 쓰레기통 앞을 지키며 참석자들이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도록 안내한다. 쓰레기가 잘못된 통으로 들어가면 끄집어내서 제자리에 넣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대회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85%는 재활용한다는 게 환경팀의 목표다.

민주당은 펩시센터에 풍력과 태양력 발전소의 전력을 끌어 왔다. 대회장 안팎엔 절전 전구만 설치했고, 화장실의 수도꼭지와 변기는 절수용으로 바꿨다. 당이 사용하는 공식 차량은 하이브리드가 많고, 맥주 폐기물로 만든 에탄올로 움직이는 것도 꽤 있다.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환경팀원은 그런 차량조차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본부와 대회장 사이의 거리가 제법 되지만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다. 민주당과 덴버시는 다른 사람들도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주요 도로에 자전거 1000대를 배치해 놓았다. 환경팀 본부인 ‘에너지 스타 빌딩’은 해가 뜨면 자연 채광을 최대한 이용한다. 낮에 켜 있는 전구는 그다지 많지 않다. 설치된 전구는 모두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이다. 화장실엔 독성이 없고 분해가 잘되는 비누가 비치돼 있다. 종이 타월은 모두 재활용된 제품이다. “환경팀은 반드시 재활용된 종이를 쓰며, 복사할 땐 그 종이의 앞뒤 양면을 꼭 사용한다”고 책임자인 안드레아 로빈슨 국장이 27일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8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할 풋볼 경기장 인베스코 필드의 무대도 재활용된 물질로 만들어졌으며, 무대 재질은 또 재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덴버 시내 안팎의 70여 개 호텔과 제휴해 방문 플라스틱 키를 나무 키로 바꿨다. 전당대회 전야인 24일엔 신문지로 만든 관을 선보이는 전시회도 열었다. “강철이나 단단한 나무로 만든 관이 땅에서 분해되려면 25년 이상 걸리지만 신문지로 만든 건 6개월이면 흙이 된다”며 장례에도 친환경 개념을 도입하자는 메시지를 주려는 행사였다.

민주당은 대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에게 이산화탄소 상쇄(carbon offset) 펀드로 12달러를 내도록 권유했다. 그들이 비행기와 자동차를 이용,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유발했으므로 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렇게 거둔 돈을 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할 방침이다. 다음달 1일 미네소타주에서 전당대회를 여는 공화당도 비슷한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둘의 ‘환경 전당대회’ 경쟁도 치열하다.

덴버=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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