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현장>임꺽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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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의적 『임꺽정』의 본거지 청석골이 모습을 드러냈다.SBS가 96년 10대 기획중 하나로 지난해 초부터 기획제작에 들어간 드라마 『임꺽정』은 지금까지 총 34회 방영분중 20회분까지 제작된 대하사극.31일 첫 촬영에 들어간 청석골 오픈세트는 임꺽정이 양주골 일가를 불지르고 입산한뒤 칠두령이 활동하는 주무대로 드라마 후반을 차지한다.
극 전반부의 주 촬영무대였던 서울 남소문 거리를 살린 장흥 오픈세트에 이어 청석골은 두번째 자체제작 세트.95년 12월 착공해 6개월만에 공사를 마무리지었다.청석골 세트는 장흥세트와마찬가지로 촬영을 마친후 철원군청에 문화자원으로 기증할 예정이다. 청석골 오픈세트장에는 강원도철원군 매월대 폭포에 근접한 계곡과 야산 5천여평을 다져 임꺽정이 자신을 따르는 육두령과 은둔해 사는 낙원같은 산채가 꾸며져 있다.살림집.병기창.마굿간.도회청.천궁.정자.빨래터.구름다리.조망대.파수대 등 35채의크고작은 구조물들이 세워져 있다.너와집과 정성스레 마무리된 흑벽,칠두령이 회의를 하는 도회청으로 올라가는 높은 돌계단 등 모두 제작진이 손수 마련했다.높은 곳에서 풀샷으로 잡으면 수려한 산세를 배경으로한 청석골이 모습을 드러낸다.
『임꺽정』은 기획단계부터 캐스팅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숱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사전제작 드라마를 표방하고 나선 것부터 시작해 6백여명에 달하는 방대한 출연진 규모,편당 1억원의 순수제작비,도합 50억원으로 추산되는 총제작비,그리고 해금문학작품1호로 알려진 벽초 홍명희 원작을 90% 이상 반영하고 있다는점도 눈길을 끈다.
연극배우 출신 정흥채가 주인공 임꺽정으로 전격 캐스팅되고 원조「품바」정규수가 표창의 명수 박유복으로,한창 연기에 물이 오른 탤런트 차광수가 신궁 이봉학으로 등장한다.그외 SBS 5기탤런트 김홍표가 발빠른 황천왕동이로,「호섭이」문 용민이 쇠도리깨를 휘두르는 곽오주로 나온다.
캐스팅된 배우 모두 말타기와 무술을 익혔고,특히 차광수는 한국체대에서 국궁.양궁을 1년넘게 배웠다.정흥채는 택견과 봉산탈춤을 조화시킨 칼춤사위를 개발하기도 했다.
김한영 PD는 『벽초 홍명희 작품의 진수라 할 수 있는 독특한 우리말 대사에 중점을 두겠다』며 연출방향을 밝혔다.그래서인지 현대에 쓰이지 않는 어려운 어휘만 바꿨을뿐 원작의 화법은 그대로 대사에 묻어난다.『연산실록』과 『명조실록』 의 사료를 참조하고 특별제작한 의상과 박범훈 국립중앙관현악단장이 맡은 음악 등 곳곳에 신경쓴 흔적이 뚜렷하다.
이번 드라마는 양반사회에서 계급타파를 부르짖었다는데 초점이 맞춰진 임꺽정 해석에서 벗어나 「인간」임꺽정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비록 불발로 그쳤지만 백두산.묘향산.금강산 등 임꺽정이 주름잡았다는 북한지역 로케를 추진하기도 했었다.의 욕을 부린 작품인 만큼 9월에서 12월중으로 예상되는 방영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후문.
12월에 방송되면 편집 일부를 제외하고 90%까지 완성된 드라마를 볼 수 있다.사계절을 모두 담았으며 배우들의 몸을 아끼지 않은 액션연기로 본격 「남성」드라마의 새장을 마련할 것으로보인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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