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誣告-근거없는 일로 고발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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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무당(巫)의 말(言)」은 주관적 판단에 따라 표현되기 때문에 듣는 사람에게는 「가공(架空)의 말」인 셈이다.그래서 적중(的中)할 때는 「용하다」는 찬사가 나오겠지만 어긋나기라도 하면 「속았다」는 후회도 든다.따라서 誣는 「속이다 」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틀리는 경우가 더 많았던 모양이다.무기(誣欺.속임),무함(誣陷.날조하여 헐뜯음),혹세무민(惑世誣民.세상을 미혹시키고 백성을 속임)이 있다.
告는 말을 하고 있는 입(口)과 혀의 모습이 동시에 그려진 글자다.그것은 舌(혀 설)과 비슷한 모습에서도 알 수 있다.따라서 告는 「말하다」「알리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발(告發).고소(告訴).경고(警告).친고죄(親告罪)가 있다 .
곧 誣告는 없는 사실을 있는 양 꾸며 고소.고발하는 것을 뜻한다.옛날에는 대체로 임금의 총애를 다툴 때 경쟁 상대를 헐뜯기 위해 많이 자행됐었는데 이제는 단순히 상대방을 폄(貶)하고궁지(窮地)에 몰기 위해 한다.한비자(韓非子)가 진시황(秦始皇)의 초빙(招聘)으로 진나라에 오게 되자 그의 재능을 시기(猜忌)한 이사(李斯)가 誣告한 것은 유명하다.
그러나 誣告를 막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그것은 객관적인입장에 서서 진실(眞實)을 밝혀내는 것이다.
참고로 비슷한 뜻에 무고(巫蠱)가 있다.남을 혹독하게 저주하는 것을 말한다.또 같은 발음에 無故(아무 탈이 없음)과 無辜(아무 죄도 없음)도 있다.구별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정석원 (한양대 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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