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용천역 폭발 참사] "며칠 前부터 테러說, 김정일 앞당겨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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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북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목숨을 노린 테러였다는 '암살설(說)'이 북한과의 국경도시인 중국 단둥(丹東)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당초 金위원장이 용천역을 통과한 뒤 9시간이 지나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암살이나 테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북한 내부 소식에 밝은 단둥의 소식통과 조교(朝僑.중국 내 북한동포)들은 "金위원장의 실제 용천역 통과 시간은 통과 예정시간과 달랐다"고 주장했다. 테러 정보를 미리 입수한 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통과 시간을 앞당겨 용천역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김일성 배지를 가슴에 단 한 조교는 "며칠 전부터 金위원장의 평양 귀환시 金위원장에 대한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전하고 "金위원장이 용천역을 통과한 당일 이 같은 대규모 폭발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은 결코 우연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만일 폭발물이나 액화석유가스 등 위험물질을 金위원장이 통과하는 역 부근에 배치했다면 이는 심각한 경호상의 실수"라고 주장하고 "이처럼 위험한 물질이 金위원장 통과지점 부근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테러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金위원장의 용천 통과 시간이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사고 발생 30분 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金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가 오후 1시쯤 국경을 넘는 것을 직접 봤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폭발사건은 이날 오후 2시2분에 발생했다.

이 소식통의 주장대로라면 金위원장은 22일 오후 1시 단둥~신의주 간 국경을 통과했고, 30분쯤 뒤 용천역을 통과했으며, 그로부터 30여분이 지난 시간에 폭발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안전사고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반응이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23일 "金위원장의 용천역 통과시간은 22일 오전 3~4시쯤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단둥=유광종 특파원,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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