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권교체론 정가 파장-김대중,汎野협상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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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18일 지역간 연합에 의한 정권교체를 거듭 주장하고 당의 공론화 절차를 거친뒤 자민련.민주당등 다른 야당과의 공식 협상에 나설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金총재는 당내 5.18 기념식 연설에서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은 정당간 정권교체,지역간 정권이동을 통해 이뤄진다』며 『이문제를 적당한 기회에 당의 공론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金총재는 『한 지역이 37년간 통치하면서 인사 차별.경제개발차별.문화적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며 『어디서 잡건 이번만은 수평적 정권이동을 해야 응어리와 한이 풀린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개원정국이 마무리되는대로 당내 토론회.공청회등의 절차를 거쳐 지역연합을 통한 차기 대통령선거 전략을 당 방침으로 확정짓고 자민련등 다른 야당에 공식 협상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金총재의 이런 구상에 동교동 직계와 지도부 상당수는 공감을 표시했다.이달초 「선(先)정권교체-후(後)개헌」론을 주장했던 조세형(趙世衡)부총재는 『올해안에 정권교체 방법에 대한 야당간논의를 끝내야 한다』며 동조하고 나섰다.
그는 『신한국당의 후보 가시화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65.5%에 이르는 야당 지지자들에게 일찌감치 비전을 제시해야 표의 이탈이 없다』고 밝혔다. 김상현(金相賢)지도위의장과 이종찬(李鍾贊)부총재등도 같은 입장이다.金의장은 17일 金총재와의 면담에서 지역연합론을 핵심으로 하는 3단계 정국 해법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DJ는 최대 관건인 자신의 거취와 관련,공식 협상 단계에서 탄력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지는등 나름대로 이 방안에올해의 승부수를 띄우려는 모습이다.
金총재는 최근 정치권 밖의 인사들과 대담하는 자리에서 『꼭 내가 나가야한다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 것으로전해졌다.
그러나 동교동계는 이런 태도가 불출마 가능성 시사로 해석되는데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했다.박지원(朴智元)기조실장은 『국민회의 지지표만 가지고는 안나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주문했다.출마여부는 범야권의 뜻을 물은뒤 결정하겠다 는 것이다.
협상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김대중.김종필(金鍾泌)씨의 거취 외에도 통합이냐 연합이냐는 문제부터 후보 결정시기,참여 정당의 지분구성,정책,권력구조의 형태및 개정추진 시기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협상에는 야당 내부의 문제도 걸려 있다.우선 국민회의 내부에서는 색깔보다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金총재와 달리 민주대연합론,정책연합론에 비중을 두고 있는 김근태(金槿泰)부총재등재야 그룹의 거취가 주목된다.또 김종필자민련총 재의 요구사항과거취문제도 아직 명확치 않으며 공식적으로는 두 金총재의 2선후퇴를 요구하고 있는 자민련내 TK세력의 동참여부도 관심거리다.
이런 점에서 金총재의 이번 구상을 당내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또 원칙엔 찬성하면서도 당내의 광범한 지지기반 확보를 위해형식적 공청회나 토론회가 아닌 전당대회에서의 수렴등을 요구하는목소리들도 있다.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공론화 단계까지는 입을다물겠다』며 익명 속으로 숨어 있는 상태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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