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약사측 또 정면대치-정부 종합대책에 모두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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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16일 한약분쟁과 관련,4년제인 약대를 5~6년제로 연장하고 한약학과를 졸업한 사람만이 한약사시험을 볼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한약관련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약사측이 크게 반발,19일 한약조제 시험 이후 강한 투쟁을 예고하는데다 한의사측도 무기휴업을 강행하겠다고 맞서 양측의 대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관계기사 3면〉 ◇양측 반발=정종엽(鄭鍾燁)대한약사회장이 16일 정부의 한약분쟁 종합대책에 반발,회장직을 사임했다.약사회는 이날 오후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어 鄭회장의 사임의사를 받아들이고 정병표(鄭炳標)부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약사회측 은 정부에 다음달 결시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한약조제시험보궐실시 대신 응시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재시험을 요구하는 한편이번 대책이 형평을 잃고 한의사측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반면 한의사측은 정부가 19일 강 행키로 한 약사들의 한약조제시험을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이들은 『시험중단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18일 이후 전국 한의사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한의사협회 소속 회원 6백83명 중 5백여명은 16일오후 시내 경산대병원 광장에서 보건복지부의 한약조제 시험 강행에 반발,전원 삭발하고 농성을 벌였다.이들은 또 한의사면허증과의료보험지정서를 협회에 반납하고 17일부터 전 면 휴업키로 결의했다. ◇정부 대책=김양배(金良培)보건복지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9일의 약사 한약조제시험은 예정대로 실시하되 기존약사중 결시자에 한해 다음달중 한약조제 보궐시험을 추가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종합대책에 따르면 앞으로 한약사시험 응시자격을 제한하되 현재약대 재학생만은 한약사시험을 볼 수 있다.또 내년부터 한약값을인하하는 쪽으로 정부의 한약정책이 추진된다.
또 현재 과장급이 책임자인 보건복지부내 「한방담당관실」을 국장급인 「한방담당심의관실」로 격상토록 했다.
이와 함께 보건소 등에서 3년간 의무진료를 해야하는 공중보건의에 한의사도 포함시키기로 했다.공중보건 한의사제도는 우선 군(郡)과 통합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뒤 수요.성과에 따라 연차적으로 대상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김기평.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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