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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파일>미세스 파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아름다운 전원에 둘러앉아 예술과 당대 문화에 대한 조롱과 해학을 일삼는 이들.마네의 『풀밭에서의 점심』을 연상시키는 예술가들의 분방한 초상으로 우리는 제임스 파피네의 『쇼팽의 연인』(우일)과 안드레이 줄라웁스키의 『쇼팽의 푸른 노 트』(골든베어)를 기억한다.
『미세스 파커』(드림박스)는 금주법과 재즈와 시스루 룩으로 특징지워지는 20년대의 할리우드 주변을 기웃거렸던 극작가.평론가.감독들의 퇴폐적인 초상을 그리고 있다.그 중심인물은 베니티페어지의 기자였던 도로시 파커(제니퍼 제이슨 리) 로 전쟁에서돌아온 남편 에디(앤드루 메카시)가 마약 중독자로 전락하자 그녀는 알콘퀸 호텔로 거처를 옮긴다.부나방처럼 그녀 주위로 모여드는 떨거지를 위해 호텔측은 커다란 라운드 테이블을 준비하고 사악한 서클로 불리던 일당은 도박과 술과 담배에 찌들어 되지도않는 예술관으로 논쟁만 일삼는다.
파커는 평생 자신을 이해하고 도우려했던 평론가 로버트 벤칠리(캠벨 스콧)와는 키스 한번 나누지 못하는 정신적인 관계를 지속하면서,아메리칸지 기자 찰리 맥아더(메튜 브로데릭)에 빠져 아이까지 갖는다.찰리에게 버림받자 자살을 기도하는 등 파커의 일생은 시나리오 작가로의 성공과는 별개로 자기 학대로 일관된다.그 고민의 근원을 감독 앨런 루돌프는『신이여 나를 남자로 써주소서』『위대한 문학의 근원은 혼란된 영혼』이라는 외침으로 해석하려 들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
(비 디오 평론가) 옥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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