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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혈액형에 수혈 가능한 혈액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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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어떤 혈액형에도 수혈 가능한 ‘안전한 피’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줄기세포 연구기업인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T)와 메이요클리닉,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배아 줄기세포를 적혈구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ACT 등은 19일 과학전문지 ‘혈액(Blood)’ 온라인판에 관련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구진은 배아 줄기세포를 핵이 없고 산소 운반 기능을 가진 적혈구로 분화시켜 6개의 배양판 용기(6-well plate)당 최고 1000억 개까지 적혈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혈액형에 관계없이 수혈할 수 있는 ‘O 네거티브(O형이면서 Rh-)’ 혈액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 혈액은 에이즈나 간염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가 없어 안심하고 수혈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일련의 영양소와 성장인자에 노출시켜 혈액모세포(hemangioblast)로 만든 다음 성숙한 적혈구로 분화시켰다. 이 적혈구들을 검사한 결과 헌혈된 적혈구 못지않게 산소를 효과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확인했다.

ACT사의 대표인 로버트 랜저 박사는 “이번 연구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줄기세포 전문가들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겼던 적혈구의 핵을 없애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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