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빙 “첫 해외여행지가 서울 … 권상우 멋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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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첫 해외여행지가 서울 … 권상우 멋있어요”

 중국 여배우 리빙빙(李氷氷·32·사진)이 20일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한국문화 홍보대사’로 위촉받은 건 우연이 아니다. 10년 넘게 각 20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오면서 중국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져온데다, 한국에 대한 애정도 깊기 때문이다.

패션잡지 ‘쎄씨 차이나’의 화보 촬영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그가 홍보대사 자리를 흔쾌히 수락한 이유다. 문화부 홍보대사와는 별도로 21일에는 서울시 관광홍보대사로도 위촉받는다.

18일 만난 그는 “10년 전쯤 여권을 처음 발급받은 뒤 친구들과 떠난 첫 해외여행지도 서울이었다”며 “한국은 특별히 외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친숙하다”라고 밝혔다. 쎄씨 차이나 촬영에서도 서울의 여러 명소를 배경으로 촬영을 하며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예정이다.

‘리빙빙’이란 이름은 한국에선 다소 생소할 수 있겠다. 하지만 중국에선 활발히 활동해 온 중견급 여배우다. 올해 4월 개봉한 영화 ‘포비든 킹덤’으로 한국에도 얼굴을 알렸다. 할리우드가 제작하고 청룽(成龍)·리롄제(李連杰)가 주연한 이 대작영화에서 그는 백발마녀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지난달 데뷔앨범을 내며 가수 활동도 시작했다. 몽블랑·벤츠를 비롯한 명품 광고 모델로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도 활약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은 고향인 동북지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하얼빈(哈爾濱)에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부터 주변에 한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냉면과 같은 한국 음식을 가깝게 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 때 먹었던 한국음식의 맛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지금도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즐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인해 한국에 대해 “친숙하고 따뜻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했다. ‘포비든 킹덤’ 촬영 당시 컴퓨터 그래픽(CG)를 담당했던 한국인들과 친해지면서 한국말도 배웠다. 인터뷰에 앞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등의 인사를 한국말로 건넸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감상을 묻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너무나 좋아한다”고 말한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좋아하는 작품을 줄줄이 읊었다. ‘천국의 계단’과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인상 깊은 작품으로 꼽으면서 “권상우·소지섭과 같은 남자배우들이 특히 멋있었다”라고 말할 때는 수줍은 모습마저 보였다. 그는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유니세프 관련 활동을 하면서 자선활동에도 눈을 떴다. 그는 “올해 쓰촨성 지진에서 피해를 입은 어린이들을 보며 특히 아동 구호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1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며 쎄씨 차이나 화보 촬영을 계속한다. 쎄씨 차이나는 한국 패션잡지로는 유일하게 중국에 진출했다.

리빙빙은 “동대문 시장의 활기찬 모습과 신사동 가로수길의 멋, 고궁의 위엄이 인상 깊다”며 “한국과 중국은 문화도 비슷하고 거리도 가까운 형제 같은 나라인 만큼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문화교류에 큰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전수진, 사진=김민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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