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윤락가 단속에 업주들 "상납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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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울 용산역 주변의 윤락업주들이 22일 윤락업소에 대한 경찰 수사에 반발해 "경찰관들에게 정기적으로 상납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윤락업주 南모(45)씨는 이날 "용산경찰서 경찰관들에게 명절 떡값, 휴가비, 해외연수비 보조금 등의 명목으로 수십만~수백만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지난 10여년간 제공해 왔다"고 밝혔다. 南씨는 그 증거로 경찰관 20여명의 이름과 금품제공 액수 및 명목이 적힌 8장짜리 진술서를 이날 공개했다.

A4 용지에 적힌 '상납 리스트'에는 '용산경찰서 ○○○ 휴가비 10만원 3회''역전 파출소 ○○○ 명절 떡값 50만원' 등이 적혀 있었다. "경찰관들의 가족행사에도 부조금을 냈다"고 고발하는 다른 윤락업자.노점상 등 3명의 진술서도 공개했다. 이에 앞서 용산역 주변에서 윤락업소를 운영하는 朴모(41)씨는 지난 20일 용산서를 찾아가 "경찰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분신소동을 벌이다 얼굴과 손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용산서 측은 "최근 朴씨 등이 다른 업주들에게서 화대 일부를 갈취해 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벌였다"면서 "이에 앙심을 품은 업주들이 궁지에 몰리자 멋대로 만든 뇌물 장부로 협박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리스트에 이름이 거론된 한 경찰관은 "南씨와 용산 인근 파출소에 근무할 때 알고 지내기는 했지만 술을 같이 마신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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