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키 큰 후보가 유리-WP紙,52년이후 선거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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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통령 선거에서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 워싱턴 포스트지는10일 역대 미 대선에서 키가 큰 후보가 승리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TV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52년 선거 이래 현재까지 치러진 11차례의 대선에서 장신 후보가 당선된 경우는 모두 9차례다.
단신후보 대통령 당선자는 리처드 닉슨(72년)과 지미 카터(76년)등 2명.90년 상원의원 선거의 경우 당선자 31명 중 23명이 상대당 후보보다 키가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워싱턴 포스트는 이 두 사례를 들며 통계적으로 선거에서 장신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관계 전문가들도 『유권자들은 통상 작은 사람 보다는 키가 큰사람에게 보다 많은 신뢰감을 갖게 마련』이라고 설명한다.한 예로 88년 조지 부시와 대결했던 단신의 민주당 후보 마이클 듀카키스는 단지 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시사만평에 서 항상 난쟁이로 묘사되는 등 대통령직 도전자로서 이미지 구축에 작은 키가결정적인 장애로 작용했다.
96년 대선 공화당 후보 봅 도울(상원 원내 총무)의 키는 현재 1백87.9㎝다.이에 비해 빌 클린턴대통령은 1백89.2㎝(올해 신체검사 결과)로 약간 더 크다.위의 가설을 토대로 보면 현재로서는 클린턴대통령이 도울총무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클린턴대통령의 신장은 매우 신축적이다.92년 클린턴이 출마할 때 공식적으로 밝힌 신장은 1백89.2㎝였으나 백악관 입성 후 93년 발표한 클린턴대통령의키는 1백88㎝로 1.2㎝가량 줄어들었다.
이처럼 수치가 엇갈리는데 대해 백악관의 해명이 재미있다.
마이클 매커리 대변인은 『대통령직이라는 「무게」에 눌려 재임이후 클린턴의 키가 줄어들었다』고 변명했다.워싱턴 포스트는 클린턴대통령의 키가 도울총무와 비슷할 경우는 그래도 괜찮지만 만약 더 줄어 도울총무보다 작아질 경우 현재 각종 여론조사상의 우위를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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