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4년 만에 복귀 … 제가 한 억척연기 하거든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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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워킹맘’에서 억척연기로 주목받는 염정아. [SBS 제공]

“이 시대 기혼 여성의 자화상이라 공감을 얻은 게 아닐까요.”

4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염정아(36)가 억척 아줌마 연기로 인기다. SBS 드라마 ‘워킹맘’(연출 오종록)에서 그는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6년간 직장을 그만뒀다가 복귀하려 고군분투하는 최가영 역을 맡았다. 철없는 남편의 따귀를 올려붙이는 억척스러운 연기 때문인지 ‘워킹맘’은 14일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14%)에 올랐다.

염정아는 최가영 역할에 대해 “아이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고, 육아와 회사 사이에서 고통 받는 직장 여성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제가 그동안 억척 연기를 꽤 많이 해서 억척 연기라면 별 어려움이 없다”고도 했다.

극 중에서 그는 철없는 남편 박재성(봉태규 분)에게 수시로 바가지를 긁고 따귀도 올려붙인다. “재성처럼 미운 짓만 골라서 할 수는 없겠지만, 각 가정의 남편들이 그와 같은 모습 한두 가지씩은 가지고 있지 않느냐”며 “그런 남편을 때리는 장면에 주부 시청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남편 역의 봉태규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운 역할을 밉지 않게 연기하는 능력이 뛰어난 배우”라고 평했다. 물론 연기할 때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따귀를 맞고 부어 오르는 봉태규씨의 얼굴을 보면 미안하지요. 하지만 NG를 내면 더 때려야 하니까 차라리 한 번에 끝내자는 생각에 더 세게 때리는 경우가 많아요.”

염정아의 TV 드라마 출연은 2004년 MBC ‘사랑한다 말해줘’ 이후 4년 만이다. 그는 “4년만에 돌아오니 모든 것이 똑같은데 내 체력만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오종록 PD)도 똑같고, 살인적인 스케줄에 눈코 뜰 새 없는 제작환경도 똑같고, 모든 것이 다 똑같은데 내 체력이 떨어져 예전처럼 강행군하기가 버겁다”는 얘기다.

출산한 지 7개월이 된 염정아는 그 자신도 ‘연예인 워킹맘’이다. 그는 “아이를 봐 주시는 아주머니가 있고 시어머니가 딸아이를 예뻐해 주셔서 일에는 지장이 없다”면서도 “촬영 시작 전에는 24시간 아이와 함께 있었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몇 시간밖에 아이를 볼 수 없어 힘들다”고 말했다. “자동차에 아이 사진을 잔뜩 붙여놓고 그리움을 달래는데 그것 갖고는 역부족”이라는 그는 “이번 드라마가 끝나면 당분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딸 곁에만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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