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이홍구 신한국당 신임대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홍구(李洪九)대표는 적(敵)이 없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얼굴엔 늘 미소가 머문다.그의 곁에는 사람들이 모여든다.그는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그들의 얘기를 즐겨 듣는다.사상과 노선을 달리하는 사람들과도 놀라우리만큼 잘 섞인다.
자신의 의견을 직선적으로 표현하기 보다 부드럽고 온화한 어법으로 설득하기 때문이다.
88년 6공의 통일원장관으로 옮겨가기까지 20년간 서울대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한 교수출신.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정치특보,영국대사를 지냈으며 문민정부에 들어와 평통자문회의 부의장.통일부총리를 거쳐 94년12월부터 약1년간 국무총리 를 역임했다.그뒤론 월드컵유치위원장을 거쳤으며 4.11총선직전 신한국당에입당,전국구후보 2번으로 당선됐다.
해박하고 논리정연한 이론,부드러우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는 독특한 리더십등이 돋보이는 반면 맺고 끊는게 분명하지 않고 우유부단하다는 지적도 받는다.당내에서는 『김대중총재가 대통령이 돼도 통일 부총리를 했을 사람』이란 말까지 나돈다.노태우정권에서 청와대 정치특보로 일하는 동안에도 당시 김영삼(金泳三)통일민주당 총재를 비밀리에 접촉했던 일을 빗대 나온 말같다.
지난해 12월 국무총리에서 퇴임하면서 그는 『정치학을 가르치는 것이 정치를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해 전국구진출설을 부인했다.그러나 두달도 못가 그는 신한국당에 입당,전국구의원이 됐다.
불과 2주 전만해도 『정치는 프로가 해야지 나는 아마추어라 맞지 않는다』고 하던 그였다.그러나 이번에도 말을 돌렸다.
李대표는 자녀(1남2녀)가 모두 외국 유학중이어서 21년째 살고 있는 서울역삼동의 단독주택에 재혼한 부인 박한옥(朴漢玉)여사와 단둘이 살고 있다.일하는 사람도 없다.학자다운 단출한 생활이다.9일이면 그는 63세 생일을 맞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