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약점 보완해 줄 백악관행 동반자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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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민주-공화 양당의 부통령 후보 발표가 임박했다. 특히 공화당에 앞서 25일부터 전당대회를 치르는 민주당은 다음주 중 부통령 후보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부통령 후보는 형식상 전당대회에서 선출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내용적으론 대통령 후보가 100% 지명권을 행사한다.

전통적으로 역대 대통령 후보들이 자신의 러닝메이트를 선택한 첫 번째 기준은 이른바 ‘선거 정치학’이다. 대통령 후보가 갖추지 못한 점을 갖춰 선거를 승리로 이끌 사람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조지타운대 빅터 차 교수는 14일(현지시간) “연령·지역 등에서 대통령 후보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 주로 지명됐다”고 말했다.

1988년 강력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을 지내면서 유약한 이미지에 시달리던 조지 HW 부시 대통령 후보는 젊고 잘생긴 댄 퀘일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반면 매사추세츠 주지사로 진보적 입장이 뚜렷했던 마이클 듀커키스는 보다 보수적이고 경제 경험이 풍부한 로이드 벤슨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96년 현직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맞붙은 밥 돌은 미식축구 쿼터백 출신으로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잭 켐프를 선택했다. 2000년 텍사스 주지사 출신으로 정치적 경험이 부족했던 조지 W 부시는 워싱턴 정치에 정통한 국방장관 출신의 딕 체니를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택했으며, 2004년 부인이 대기업 오너 집안이었던 동부 지역 부자 출신 존 케리 대통령 후보는 노동자들과 친한 서민 이미지의 존 에드워즈에게 손을 내밀었다.

대통령 유고 시 대통령직을 이어받아 제대로 수행할 능력이 있느냐의 여부도 중요한 기준으로 꼽혀 왔다. 차 교수는 “부통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부통령 후보 지명은 대통령 후보가 내리는 첫 번째 큰 결정”이라며 “그가 제대로 판단하고 있느냐를 유권자들에게 보여 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고 말했다.

오바마와 매케인도 이 같은 역대 대통령 후보들의 선택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바마의 경우 ^약점으로 지적되는 외교안보 분야의 경험이 풍부한 사람 ^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일했거나 힐러리와의 관계가 무난한 사람 중에서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현재 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조셉 바이든 상원의원은 외교 분야 전문가이며 힐러리 진영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9월 초 전당대회를 갖는 공화당 매케인 후보는 오바마의 선택을 지켜본 뒤 지명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와 반대로 국가안보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매케인은 경제 분야에 정통하고 자신보다 젊은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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