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상습폭행 40대 피살사건-장모.아내가 서로 범인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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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해온 40대 남자가 살해됐으나 부인과 장모가 서로 범인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경기도 광명경찰서는 지난달 16일 오전2시쯤 자신의 집에서 흉기로 살해된 吳원종(48.무직)씨 사건의 범인으로 吳씨의 부인 丁미숙(42)씨를 구속했으나 2일 吳씨의 장모 李상희(72)씨가 『내가 진범』이라고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수사를 다시 하기로 했다.
경찰은 그러나 일단 李씨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주장하는데다 이미 구속된 丁씨도 『늙은 어머니를 위해 허위자백했다』고 밝힘에따라 이날 李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丁씨는 구속 당시 경찰에서 『남편이 술에 취해 들어와 나와 어머니까지때려 흉기로 살해했다』고 자백했었다.
그러나 丁씨가 구속된후 어머니 李씨가 지난 1일 『내가 사위를 찌른 진범이며 무고한 딸을 교도소에 보낼 수 없다』며 탄원서를 작성,경찰에 자수한 것이다.
어머니 李씨는 『남편에게 폭행당하고 사는 딸의 슬픈 인생을 지켜보다 못해 짐승같은 사위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수원지검은 불구속상태에서 재수사할 것을 경찰에 지시했다.丁씨는 91년 남편 吳씨를 만나 동거해오다 94년 남편의거듭된 폭력에 못이겨 친정어머니가 살고 있는 시흥시로 옮겨 살았으나 남편이 계속 찾아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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