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내 생각은…

'중도 장애인'에도 관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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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허위 장애인은 엄격히 범법자이지, 장애인 정책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중도장애와 중증장애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중도장애인도 중증장애인만큼 서럽다. '선심성 장애인 정책 바꿔라'는 글은 이런 점을 깊이 고려하지 않았다.

내 아이는 청각 4급 중도장애인이다. 내 아이는 정상인에게 외면당하고 중증장애인에게도 장애자로서 나설 수 없다. 부모가 소득이 어느 정도 있다 하더라도 보청기 값만 좌우 600만원이 넘는다. 수명은 약 5년 정도다. 요즘엔 1000만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다.

장애인 부모로서 더 힘이 빠지는 것은 일반인보다 장애인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교수께서 중증장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내 아이의 경우 대화의 80%를 이해한다. 80%를 이해하면 수치상으로만 볼 때 생활에 별 어려움이 없는 것 같지만 실상은 대화를 이해하는데 차이가 매우 크다.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데 20%를 이해하지 못하면 생활에 큰 지장이 있다.

중증장애인과 일반 장애인 사이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중도장애인을 어루만지는 아량이 장애 정책에 반영되었으면 한다.

이명도 인천시 석남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