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수석 수집 신홍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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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마치 큰 산을 줄여놓은듯한 모습,호랑이.거북.강아지 모형,폭포수가 줄기차게 쏟아지는 형상,꽃무늬가 선명한 국화석,매끄러우면서도 새까만 자태가 귀족스러운 오석(烏石)….
서울은평구역촌동 신홍식(申鴻植.72.건축업)씨의 건평 40여평.마당 15평 남짓한 2층집은 축소판 기암괴석으로 그득하다.
좌대를 만들어 놓은게 5백여점에 가깝고 마당에 정리되지 않은 돌은 이루 헤아릴수 없을 정도.2천점은 족히 넘어 보인다.
20여년간 휴일이면 오전 4시부터 저녁까지 투자한 소산물이다.특히 수석이 많기로 유명한 남한강 유역은 그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어느날 누군가가 수석을 모아보자는 의견을 냈어요.수석 수집붐이 일어난게 10여년 전이니까 일찍 시작한 셈이죠.』 그때부터 수석에 관한 책도 열심히 보고 전시회에도 부지런히 뛰어다녔다.『3년가량 매달리니까 돌을 보는 안목이 조금 생기더군요.수석은 좌대에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 확 달라질 정도로 특이해요.
』 『예전에는 강으로 돌을 채집하러 가면 지게꾼들이 나와있어요.돌이 보기보다 굉장히 무겁기 때문이죠.돌을 주워모으면 전세버스까지 한자루 날라주는데 2천원이었어요.막 주워모았는데 안목있는 사람들이 보고 죄다 버리라는 말을 할때면 기운이 쭉 빠지더군요.』 이제는 경력이 쌓여 전시회에도 세번 정도 출품했고 자타가 인정할 정도로 돌을 보는 눈도 갖게 된 그인지라 자연과 돌에 대한 인식도 각별하다.
『수석은 수천년동안 물과 바람이 빚어낸 결정체입니다.인위적인조각과는 비교가 되지 않죠.인생이 길어야 80~90년이라는걸 생각하면 자연의 유장함에 머리를 숙이지 않을수 없어요.멀리 보고 살아야 한다는걸 배우게 되죠.또 돌은 자주 쓰다듬어 주면 윤기가 나고 생명력이 샘솟아요.하물며 살아있는 인간은 더한 것아니겠어요.사랑과 겸손으로 사람을 대하라는 말없는 교훈을 체득하기도 하죠.』 그러나 이젠 수석 모으는데서 손을 떼야만 하는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시작할 때부터 크지 않은걸 모으려고 마음 먹었어요.동호인들끼리 돌아오는 차안에서 품평회를 하는데 덕분에 한번 밖에 1등을 하지 못했어요.』 돌을 모으면서 환경에도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수석 채집이 「자연훼손」이 아니라 한 차원 높은 「사랑」을 배우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강조한다.

<수집요령> 1.경도가 5이상(다이아몬드 10)돼야 수석으로쳐준다. 2.검은색이나 초콜릿색,호랑이 가죽 같은 색깔이면 일단 모은다.좋은 품질일 가능성이 높다.
3.만져서 표면이 부드러운 느낌이 나야한다.
4.물 바깥 보다 강물 속을 잘 살펴야 한다.
5.다듬거나 니스칠을 하는등 가공하면 수석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진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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