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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서민 실정 너무 모르는 주택공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우리나라 서민용 소형주택 공급기관인 주택공사는 정녕 서민 편에 서있는가.
그동안 국내주택의 11%정도를 공급했다고 자랑스레 내세우고 있지만 최근의 몇가지 행적을 보면 과연 주택공사가 서민을 위한기관인지 의심가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주공아파트 소비자들은 서민이다보니 중도금을 제때 못내는 사람들이 민영아파트보다 훨씬 많다.주공아파트 소비자중 23%가 한차례이상 중도금을 제때 안내 비싼 연체료를 물고 있을 정도다.
그래서 주공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비싼 연체료보다 이자가 싼 주택할부 금융회사의 중도금을 융자받아 분양대금으로 납부하려 한다.물론 할부금융사들은 분양회사나 인(人)보증을 요구한다.문제는 주공이 보증을 서주지 않아 그 좋다는 할부금융 을 활용할수없다는 점이다.민간업체들은 집을 한채라도 더 팔기 위해 선뜻 보증을 서주는데 정작 서민을 위한다는 주공은 『나중에 무슨 일이 발생하면 골치아프다』며 꺼린다는 것이다.주공은 그러나 지난해말 재경원이 일괄적으로 할부금융회사 를 인가할때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 주공이 민간주택업체들이 할부금융업을 신설,자사 아파트 판촉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자 이제야 『전국 지사망을 활용하고 금리도 낮춰 서민들에게 금융편의를 제공하겠다』며할부금융사를 세우려 뒤늦게 법석을 떨고 있다.주 공은 또 93년 아파트 방 하나에 별도의 출입문.주방.화장실을 설치해 세를주는 부분임대형 평면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었다.남는 방에서 세가 나오니 서민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하다.그러나 민영업체들은 벌써 시장에 내놓은 지가 오래되었는데 도 아직 감감무소식이다.주공은 그러나 지난해말 직원들마저 실패작이라고 자평한 「장기비전선포식」행사에 무려 2억여원이란 큰 돈을 들여가며 유난을 떨었다. 주공은 이같은 겉치레보다 진정 서민을 위한 일이 어떤 것인지 파악해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거듭나야할 때다.
신성식 부동산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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