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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 겪은 KBS 이사회, 오늘부터 새 사장 공모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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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새 사장 선임 절차 들어가=총 11명 중 7명의 이사로 진행된 이날 이사회에서는 관행대로 새 사장을 공개 모집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이날 임시이사회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사장 후보자는 이사회 내외의 추천을 통해 공모 방식으로 모집하고 서류심사를 거쳐 3~5배수로 압축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해 최종 후보자 한 명을 선정, 임명권자에게 임명 제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또 “이번 사장 임명 제청 과정에서 사내의 다양한 의견과 여론을 반영할 것”이며 “일체의 외부 간여나 간섭을 배제하고 독립적으로 선정한다는 원칙을 지키기로 결의했다”고 덧붙였다.

유재천 이사장은 “자천, 타천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KBS 노조도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14일 KBS 홈페이지를 통해 사장 후보자 공모안을 공고할 예정이다.

◇이사회 난항=한편 이날 이사회는 직원들의 저지 시위 속에 장소를 바꿔 진행됐다. 각 직능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사원행동’과 노조가 오후 1시부터 이사회장 주변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이자 이사회 측이 안전을 이유로 장소를 변경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8일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을 반대했던 이기욱·이지영·박동영·남윤인순 이사 등 4명은 갑작스러운 이사회 개최 장소 변경에 반발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이기욱 이사는 “이사회 장소 변경 고지를 회의 시작 10분 전에 받았다”면서 “이사회 일시와 장소, 의제는 최소한 이틀 전에 통보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오늘 이사회는 회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끝없는 내부 불협화음=한편 정 전 사장에 대한 반대와 지지 세력에 따른 사내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 전 사장 퇴진에 앞장섰던 노조는 13일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 임명 저지 투쟁에 내부의 이견은 있을 수 없다”면서 “사내 모든 세력은 제일 큰 싸움에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직능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11일 출범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은 언론노조·시민단체 등 외부 세력과 연대하면서 “이사회의 정 전 사장 해임 제청안 무효 투쟁 및 이사회 해체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현목·한은화·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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