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화 소식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4호 10면

『매혹과 열광』
한스 U 굼브레히트 지음
한창호 옮김
돌베개 펴냄

“스포츠는 예술보다 아름답다.” 위대한 운동선수들의 재능을 괴테의 문학과 플라톤의 철학으로 연결시키는, 미국 스탠퍼드대 문학부 교수의 스포츠 예찬서.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감흥을 더 깊이 이해하고 향유하기 위해, 스포츠 영웅들을 더 열렬히 찬미하기 위해 철학적·미학적·문학적 분석의 방법을 총동원하고 모든 스포츠 관련 기록을 뒤졌다. 스포츠의 매력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설명해 줄 아름다운 문장을 기다려 온 독자에게 사회학적 비판과 취향의 자랑을 넘어 애정과 객관성을 놓지 않는 스포츠 예찬의 정수를 선사한다. 흥미로운 역사적 정보, 따뜻하고 겸손한 시선, 날카로운 분석이 어우러진 스포츠 비평의 전범이라 할 만하다.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윤수 옮김
마음산책 펴냄

요미우리문학상·고단샤에세이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명성을 떨친 러·일 동시통역사, 마리 여사의 새로운 산문집이 출간됐다. 그녀의 가족에는 ‘인간 수컷’은 없지만 대신 유기견 겐, 동시통역회의장 앞 길고양이 무리와 도리, 모스크바에서 온 페르시아 고양이 자매 타냐와 소냐, 실종된 겐을 찾다가 얼결에 함께 살게 된 노라까지 온갖 군상이 모여든다. 포복절도 일화들은 복잡하고 삭막한 도시 생활에도 점점 늘어만 가는 애견·애묘족의 심정을 유감없이 대변한다. 압권은 한 편의 SF소설처럼 능청스레 들려주는 ‘고양이 지구정복설’. 지적인 유머는 물론 스토리텔러로서의 필력도 여지없이 발휘되며 동물을 통해 인간을 돌아보는 통찰도 놓칠 수 없다.

유양옥 그림판
8월 13~26일
공평아트스페이스
문의 02-3210-0071

한국화가 유양옥(64)씨가 생활 속에서 건져 올린 유쾌한 소재의 진채화 그림들을 내놨다. 선비들이 주로 그린 흑백 수묵화가 담담하고 삼삼한 화면이라면, 서민의 삶과 함께했던 진채화는 화사하고 발랄한 빛깔과 형상을 뽐낸다. 젊은 시절 최순우(전 국립박물관장) 선생 문하에서 유씨와 함께 노닐었던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전시마다 기법이 세련되어 심수상응을 절감하게 되니 기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전시회 그림은 예전보다 맑고 깨끗해져 더욱 좋다”고 발문을 달았다. 인사동 고서포 시산방의 주인을 하다가 지천명 이후 화가의 길에 들어서 거의 매년 전시회를 열고 있다. 실명 인물들이 등장하는 ‘서울 이야기’(사진) 등을 발표한다.

우상호 개인전
8월 13~19일
인사아트센터
문의 02-735-1020

서양화가 우상호(46·남서울대 겸임교수)씨는 도시의 어두운 풍경을 채집하는 일로 작업을 시작한다. 인간이 제 몸을 부리며 살아가는 삶의 순환적 질서에 관심이 많은 화가는 도시 실경에서 생성과 소멸의 느낌을 잡아낸다. 중국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대학원에서 벽화를 전공한 작가답게 작품은 벽화 기법의 흔적을 담고 있다. 여섯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의 제목은 ‘깊은·희미한’. ‘희미한 풍경’(사진), ‘깊은 풍경’ 등 철학적 사유의 울림을 자아내는 30여 점의 근작은 잊힌 역사 속 인간의 내력을 복원하려는 듯 까칠한 안타까움으로 빛난다. 미술평론가 고충환씨는 “자연과 존재의 본성이 어른거리는 풍경, 암시적인 풍경, 인문학적 풍경”이라고 평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